서울비엔날레는 도시의 나이테를 확인할 수 있는 수많은 건축물들을 통해 서울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마음 속에 그려볼 수 있다.

추석연휴 기간 뭐할까? 영화관도 찾아보고 여행도 가보고 싶지만 우리가 사는 서울의 속살을 보고 싶다면 서울비엔날레를 찾아보자.

서울비엔날레는 도시의 나이테를 확인할 수 있는 수많은 건축물들을 통해 서울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마음 속에 그려볼 수 있다.

서울비엔날레는 '도시'와 '건축'을 화두로 지난달 2일 개막했다. 11월5일까지 약 2개월간 서울 곳곳에서 열린다. 서울비엔날레는 단순하게 구경만 하라고 만들어진 게 아니다.

가장 먼저 들러볼만한 곳은 이번 행사를 위해 종로구 신문로2가에 조성한 돈의문박물관마을. 이곳은 조선시대 한옥과 일제강점기 건물, 근대건물 등 총 30여개동을 개조해 도시재생방식으로 조성한 역사문화마을이다.

1900년대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뒤편, 서민의 삶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30대 일본식 주택, 60년대까지 있었던 도시형 한옥, 70~80년대 슬래브집, 프랑스식 집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에 건설돼 유한양행, 현대제철 사옥으로 사용됐던 건물을 리모델링 한 '도시건축센터' 건물에서 열리는 이색 전시가 눈길을 끈다.

건물 내부 공중에 설치된 직경 8m짜리 반구형 스크린에 자율주행 자동차의 센서가 인식한 수치 데이터를 영상화 해 표출하는 '무인 자동차 비전' 작품을 비롯해 총 6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또다른 전시장소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방문하면 런던·빈·샌프란시스코·평양 등 50개 도시 건축의 진수를 살펴볼 수 있다.

일단 전시장에 들어서면 건축가와 전문가들이 서울과 평양, 양(兩) 도시시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을 수 있다.
 
평양의 실제 아파트를 모델하우스로 그대로 재현한 '평양–평양살림' 전시장을 찾으면 평양 아파트를 구경할 수 있다. 북한에서 직접 입수한 가구와 가전용품, 집기 등으로 채워 평양 주민의 삶을 간접 체험해볼 수 있다.
 
본전시격인 유럽 주요도시 건축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영국 런던 바비칸 센터를 소개하는 런던 프로젝트는 도시재생과 제조업 부흥이라는 화두를 제시한다.

오스트리아 빈 프로젝트는 협동조합과 시, 금융사가 함께 만든 아파트단지를 소개한다. 벤처기업과 고아원을 아파트에 유치하는 모습에서 우리나라 공동주거의 미래상을 상상해볼 수 있다.
 
미국 샌디에고와 멕시코 티후아나의 관계를 보여주는 전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벽 건설 계획과 얽혀 시사점을 제시한다.
  
주최측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두 도시 사이에 장벽을 쌓는다고 하지만 두 도시 사이에는 장벽으로 나눌 수 없는 실질적인 문화·사회·경제적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이번 전시가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80년 된 커피숍, 120년 된 과자가게, 200년 된 목욕탕을 개조해 만든 갤러리 등 재생을 통한 보전과 공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일본 도쿄 야네센(Yanesen) 거리가 소개된다. 야네센 거리는 부동산 개발 압력을 이겨내고 공유경제를 형성한 사례로 서울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울비엔날레의 행사의 축을 이루는 장소는 종로구 창신동, 세운상가, 을지로 공구상가 일대 등 서울의 도심제조업 현장이다.

서울의 산업현장 곳곳에서 진행될 현장 프로젝트에서는 생산, 식량, 보행 3가지 화두로 다양한 실험이 행사 기간 동안 진행된다.

서울비엔날레 프로그램별 일정과 신청 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서울비엔날레 홈페이지(www.seoulbiennale.org)에서 확인하거나 서울비엔날레 사무국(02-2096-0108)으로 문의하면 된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