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10명의 임기 만료 시기가 임박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한국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270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0.6% 늘었다. 임기 만료를 앞 둔 증권사 CEO 중 가장 많은 순이익 규모인 것은 물론 증가율도 가장 높다.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10명의 임기 만료 시기가 임박했다. 이런 가운데 상반기 경영 성적표가 이들의 연임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코스피 호황의 수혜를 제대로 탄 CEO들의 연임에는 파란 불이 켜졌다. 이와 달리 실적 부진, 신정부 취임, 오너가의 구속, 지주사 회장 임기 만료 등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 가장 두드러지는 성적을 기록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상반기 순이익이 150% 이상 뛰었다. 또 하나금융투자는 순이익이 70% 이상 불었다. 반면 IBK투자증권은 제자리걸음을, 교보증권은 순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3월까지 임기 만료를 앞 둔 주요 증권사 CEO는 총 10명이다.

지난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의 임기는 지난달로 이미 지났고, 후임 인선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증권과 합병해 올 1월 출범한 KB증권의 초대 수장인 윤경은·전병조 KB증권 공동 대표는 오는 12월 첫 임기가 끝난다.

또 내년 1월에는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2월에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3월에는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권용원 키움증권 사장·나재철 대신증권 사장·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등이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유 사장은 지난해 3월 1년 임기 재선임안이 통과하며 열번째 연임에 성공, 증권업계 최장수 CEO 기록을 새로 썼다. 증권업계에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10년 이상 사장직을 맡은 경우는 유 사장이 유일하다.

이진국 사장이 이끄는 하나금융투자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58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73.7% 불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기도 함께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이 사장의 연임 여부가 뒤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3월 취임한 이 사장은 이번이 첫 연임 도전이다.

10대 증권사는 아니지만 2012년 5월부터 나재철 사장이 이끄는 대신증권의 실적도 두드러진다. 대신증권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6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50.1% 늘었다.

나 사장은 대신증권 공채로 입사해 대표이사직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나 사장은 32년간의 여의도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5월 명동 신사옥으로 자회사를 모아 계열사 사이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실적도 우수하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955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49.0% 늘었다. 2013년 7월 우리투자증권 사장에 취임한 김원규 사장은 2014년 말부터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통합한 NH투자증권의 초대 사장을 맡아왔다.

2014년 합병 당시 813억원(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합산 실적)에 불과하던 순이익은 다음해 2142억원으로 163.5%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엔 2362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올해는 순이익이 3313억원(50.5%↑)으로 3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 사장이 우수한 성과를 냈지만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만료 등의 변수가 남아 있다.

권용원 사장이 올해로 9년째 이끄는 키움증권의 실적도 눈부시다. 키움증권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332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48.8% 증가했다. 또 키움증권의 올해 순이익은 2278억원으로 추정, 전년에 비해 26.4%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윤용암 사장이 2015년 1월부터 3년간 진두지휘해 온 삼성증권도 자산관리와 IB부문을 성장시켜 상반기 실적이 늘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12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0% 증가했으며,  올해 순이익 추정치는 24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9%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대주주 적격성 이슈로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업무 인가 심사가 보류된 것 등은 향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성호 사장이 이끌어 온 IBK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2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2% 늘었다. 다른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후퇴다. 신 사장은 2014년 8월 취임한 뒤 지난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해 지난달까지 3년 임기를 채웠다. 그러나 후임 선임 절차가 여전히 진행되는 것이 없는 상태로, 연임 여부는 안갯속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분 51.8%를 보유한 IBK기업은행의 자회사인 만큼 지난 5월 출범한 신임 정부의 입김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증권과 합병 후 KB증권 초대 수장을 맡은 전병조·윤경은 사장은 올 상반기 91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 초 합병으로 인해 지난해와 실적 비교가 힘드나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합병 후 어느 정도 정상궤도를 찾은 만큼 각자 대표 체제를 탈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CEO들의 임기 만료 시점을 대거 앞둔 가운데 뭐니뭐니해도 실적이 연임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증권사 차기 CEO가 누가될지 안갯속이지만 신정부 첫 금융 공공기관 인선이 차츰 속도를 냄에 따라 이들의 선임 절차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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