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니콜 브라운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미 프로축구(NFL) 스타 O. J. 심슨이 1995년 6월21일 로스앤젤레스 법원에서 범행에 사용됐던 피묻은 장갑과 같은 장갑을 끼어보이고 있다.

OJ 심슨 살인사건 25주년을 맞아 AP통신 단독 전화인터뷰
‘세기의 재판’ 그후 심경 “악몽을 다시 경험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평생의 최악의 나날들로 되돌아가 그 때의 악몽을 다시 경험할 필요는 없다.  그 당시의 사건은 내가 두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화제다.  우리는 이른바 "부정적인 지대"를 벗어 났으며 이제는 긍정적인 일들에만 집중하고 있다“

미국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았던 희대의 살인사건 재판으로 악명을 떨쳤던 왕년의 축구스타 OJ 심슨의 살인사건의 당사자인 심슨이 전한 말이다.

OJ 심슨의 살인사건 25주년을 맞아 AP통신이 71세의 심슨과 단독 전화인터뷰를 하는 데 성공했다.   심슨은 기자에게 "내 인생은 이제 부정적인 지대(negative zone)가 없는 단계에 진입해 있다"고 말했다.

1994년 6월 12일, 운명의 날 밤에 그는 자신의 전처 니콜 브라운 심슨과 남자친구 로널드 골드먼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미국의 배심제도에 대한 회의를 일으킬 만큼 극적인 재판과정을 거쳐 무죄판결을 받고 세계적인 관심의 중심이 되었다.

하지만 자신의 (선수생활) 기념품을 훔치러 갔다가 체포된 후 다른 재판에서 9년형을 받고 출옥한 뒤로는 자녀들과 함께 라스베이거스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가족 중 누구도 '그 날'의 살인사건을 되돌아보거나 입에 올리지 않는다고 심슨은 말했다.

심슨은 근년에는 비교적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삶을 살아왔다.  지금은 거의 매일 골프를 치고 있지만 한 때 남가주대학 풋볼 팀과 NFL버팔로 빌스에서 뛰었던 그의 건각은 이미 무릎수술을 받은 상태이다.  최근에는 두 눈에 레이식 수술도 받았다. 생활은 주로 자녀들과 밀착해서 지내는 편이다.

자신의 현재의 삶에 대해서 "인생은 살만한 것" (Life is fine)이라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피살된 심슨의 전처와 골드먼의 유가족들은 자기 가족들의 목숨이 그처럼 비극적으로 단축되었는데도 가해자인 그가  마음 놓고 살고 있는 것에 대해서 환멸을 느낀다고 말했다.

골드먼의 여동생 킴 골드먼은 지난 주 A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평생 슬픔속에 빠져살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내 아이들과 나는 인생에서 마주치는 이정표의 하나 하나에서 사라진 사람의 모습을 만난다.  그리고 오빠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 얼마나 긴 남은 인생을 빼앗긴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심슨이 라스베이거스에서 왕처럼 대접받으며 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그가 가석방 조건을 제대로 지키며 살고나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앞으로 이 사건의 관련자들을 만나는 팟케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는 것도 밝혔다.

사건 당시 25세였던 론 골드먼은 자신이 일하던 식당에다 니콜 브라운 심슨의 모친이 깜박 잊고 두고 간 선글래스를 돌려주러 갔다가 심슨의 전처와 함께 흉기에 찔렸고 이후 수 십번이나 난자 당해 목숨을 잃었다.

OJ 심슨에 대한 "세기의 재판"은 이후 1년이나 끌면서 전국적인 악몽이 되었으며,  인종차별논란,  경찰의 실수,  유명인사의 범죄,  국내 최악의 폭력사건이란 이름으로 온갖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드림팀"으로 불리는 조니 코크란,  리 베일리 변호사가 포함된 명  변호인단의 활약으로 결국 심슨은 1995년 무죄방면되었고,  이 재판결과에 대해 미  전국은 흑백 인종으로 양분되어 다시 한번 여론전쟁을 치렀다.

수많은 백인 미국인들은 심슨이 살인을 저지르고도 무사히 빠져나갔다고 믿었고,  다수 흑인들은 그가 무죄라고 믿고 있었다. 심슨 자신도 끝까지 무죄를 주장해서, 이 살인 사건은 공식적으로는 아직도 미제사건 목록에 들어있다.

결국 피해자 가족들은 심슨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 1997년 그는 두 피해자의 부당한 죽음에 대해 3350만달러 (397억 4775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심슨의 재산이 압류당하고 경매처분 되었지만,  그 액수의 대부분은 아직도 지불되지 않고 있다.

심슨은 이후 강도 및 납치혐의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9년을 복역한 뒤 2017년10월에 석방되었고,  그 이후로는 한 때 유명인사에 스타 운동선수였던 사람치고는 거의 은둔생활을 해왔다.

그는  자신의 선수시절 기념품을 되찾으려고 한 행동에 유죄판결을 내린 것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해왔지만 "그래도 우리 법률제도를 신뢰하며 존중한다.  그래서  내 형기를 다 치렀다"고 말했다.  네바다주 교도소에서 석방된 이후엔 모든 사람들이 예전에 살던 플로리다로 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라스베이거스의 친구들이 그를 설득해서 함께 살게 했다고 심슨은 말했다.

 " 이 도시는 나에게 항상 친절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마치 내가 여기서 겪은 일에 대해 사과하는 것 같은 태도를 보여주었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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