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흑석산

흑석산(黑石山·650m)은 전라남도 해남군 계곡면과 영암군 학산면, 강진군 성전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서쪽의 두억봉, 동쪽의 가학산·벌매산과 이어져 산맥을 이루고 있다. 이 산을 기준해 동쪽으로 진행하면 가학산(加鶴山·577m), 별매산(564m)으로 연결된다.

《동국여지승람》에는 가학산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에서부터 흑석산으로 처음 표기되었다. 산 이름은 비가 온 후 물을 머금은 바위의 색깔이 유난히 검게 보이기 때문에 붙여졌다. 무엇보다도 이 산군들은 국립공원 영암 월출산 옆에 있는 산이라고 하면 가장 이해가 빠를 것같다.

철쭉 가득한 해남 흑석산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월출산의 명성에 가려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산행은 신거리에 있는 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한다. 정상으로 가는 오름길은 대체로 평평하지만 정상은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어 산악인들이 많이 찾는다.

흑석산의 들머리는 가학산자연휴양림이다. 흑석산이 70m나 더 높은 산이지만 역동적인 산세 때문인지 휴양림 앞에 가학산을 붙였다.휴양림을 에두르는 산책길을 따라 돌아가면 큰 바위에 ‘흑석산’이라고 새긴 표시석이 보인다. 곧 물길을 넘어 돌아가면 산으로 들어가는 안내 표지판이 나온다.

10여분 정도 오르면 휴식할 수 있는 평상이고 이곳에서 정면에 우뚝하게 보이는 것이 흑석산이다. 바람에 실려 오는 풀냄새가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갑자기 높아지는 고도에 맞춰 몇 차례의 휴식과 몇차례의 가쁜 숨을 몰아쉬면 어느새 기이한 모양의 은굴에 닿는다.

남도의 숨은 진주 해남 흑석산 지도

산에는 은굴·은샘·용목골·치마바위·장군바위 등 많은 전설을 가진 바위들이 등산로 옆에 있다. 얼마 전부터 산 꾼들의 입소문에 의해 남도의 암릉 산행지로 각광받고 있다.은굴과 은샘, 바람재를 비롯, 갖가지 형상의 바위와 벼랑, 거친 암릉이 등산로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의미를 새겨 보면서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겨울에는 추위와 이 바람이 합쳐져 혹독하기 그지없다. 남동으로 길게 뻗은 산줄기는 마치 설악산의 공룡능선, 용아장성 일부를 옮겨 놓은 듯 웅장하다. 날카롭거나 뭉툭하면서 힘차게 솟은 암봉과 낮은 곳 바위틈에 자라는 관목들이 조화를 이뤄 빼어난 경관을 보여준다.바람의 고향, 에메랄드빛의 도암만, 그 위에 올숭달숭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이 조망권에 들어있다.

일제강점기에 은을 발굴했다는 은굴은 내부로 들어가면 2층 구조로 돼 있고 100여m지점 끝 벽에 은가루가 반짝인다고 한다. 이곳에는 작은 옹달샘이 있는데 이곳에 빠지면 마산면 맹진리 다리 밑에서 찾아야하고 또한 그곳에서 귀를 기울이면 영암군 두억리 닭울음소리가 들린다는 말이 마을사람들에 의해 구전되고 있다. 1940년대 폐쇄됐다.

해남 흑석산, 가학산

경사진 은샘을 지나 비스듬한 언덕을 돌아가면 이 산의 주능선 바람재에 닿는다. 바다를 본다. 칼바람 몰아치는 곳에서 선계의 아름다움을 본다. 돌아서서 월각산과 월출산을 본다. 허연 멀근 안개 속에 거대한 산줄기가 월출산이다. 왼쪽으로는 봉화대터를 지나 가리재→두억봉으로 이어지는 길, 오른쪽 방향이 흑석산이다. 두억봉에서 흑석산 가학산 별매산까지가 종주능선이다.

이 산은 월출산 국립공원에 속한 주지봉에서 남동쪽으로 돌아 월각산 별매산 가학산 등성이가 남서쪽으로 1㎞쯤 오다가 솟은 산이다. 북쪽은 영암군 학산면 학산천, 남쪽은 해남군 계곡면 방춘리로 가학천이 영암호로 들어간다. 남으로 바다가 펼쳐져 있고 내륙으로는 월출산이 에워싸고 있다. 지나온 온 것과는 달리 가학산, 별매산의 산세는 역동적이다. 왼쪽 사면은 육산으로 비교적 완만하고 해안 쪽은 깎아지른 천길 벼랑이다. 오랜 과거에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큰 지각 변동이 있었음을 알게 한다.

압권은 진안 마이산의 형태를 닮은 가학산, 봉우리가 피라미드, 혹은 여인의 가슴을 닮았다. 그 오른쪽 한줄기 앙칼진 암릉이 호랑이의 꼬리처럼 생겨서 호미동산이다. 설악산 용아장성 못지않은 조형성을 보여준다. 힘이 넘치고 선이 굵다.5월 초에는 가학산에서 가래재로 이어지는 능선이 철쭉으로 천상화원을 이룬다.

능선중간에 있는 바람재의 바람은 남해풍이 산마루를 타고 넘으면서 형성되기 때문에 몸이 떠밀릴 정도로 강하다. 산 정상에 서면 월출산과 수인산·제암산을 조망할 수 있으며 맑은 날에는 남해바다도 볼 수 있다. 이 산의 소사나무 군락은 특히 유명하며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억새가 만발한다.

1995년부터 순수 민간단체인 계곡면 청년회에서 이 지역을 알리기 위한 철쭉 대제전을 매년 5월 둘째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실시하고 있다. 경로잔치와 노래자랑, 불꽃놀이와 봉화식을 가지며 길닦이 풍물패와 정상에서의 산신제도 거행한다.

교통은 조금 불편한 편으로 해남읍에서 휴양림이 있는 신거리까지는 버스가 없으므로 해남버스터미널에서 성진리행 시내버스를 이용한 후 성진리에서 자연휴양림까지 택시를 이용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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