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 단식 만류

[서울=월드투데이] 김우정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26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저지하겠다는 '노숙 단식'을 청와대 앞에서 7일째 이어갔다.

이날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유승민 의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박관용 전 국회의장, 무소속 서청원 의원 등이 황 대표를 찾았다.

황 대표 단식장은 정치인과 취재진 외에도 지지자, 종교인, 유튜브 방송인 등 수백 명이 몰려 종일 붐볐다. 단식장이 '현 정치권의 중심'이 됐다는 말도 나왔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지상욱 의원과 함께 단식장을 방문했다. 두 사람이 공식 행사를 제외한 자리에서 만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유 의원은 황 대표와 3분쯤 짧게 대화했다. 유 의원은 "선거법 개정안, 공수처 설치법을 힘을 합쳐서 막을 수 있도록 단식을 그만해 달라"고 했다. 마스크를 벗고 대답하려던 황 대표에게 유 의원은 "벗지 마시라"고 했고, 황 대표는 "고맙다"고 말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황 대표가 전날 유 의원에게 제의한 보수 통합과 관련해선 "그런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야당 관계자는 "단식을 계기로 두 사람이 만났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손학규 대표는 오후 1시 45분쯤 김관영 의원과 함께 단식장을 찾았다. 지난 10일 청와대 만찬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놓고 다툰 지 16일 만이다. 2분쯤 황 대표를 면담한 손 대표는 "하나님이 주신 생명, 건강 유의하시라고 말씀드렸다"며 "얼굴도 부은 것 같고, 대답은 하시는데 기력이 쇠해서 잘 알아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 방문으로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제외한 여야(與野) 3당 대표는 모두 황 대표를 찾았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황교안 대표의 단식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고, 서청원 의원은 "말씀을 아예 못 하시더라"고 전했다.

김도읍 비서실장은 "신장에 상당히 위험한 단백뇨 증세가 있고, 혈압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당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후 9시쯤 천막을 찾아 단식을 만류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아직 할 일이 남았다. 더 있어야 한다"며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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