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올림픽 때 사마란치 IOC 위원장 전용차량으로 이용[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서울=월드투데이] 문영미 기자 =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 당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전용 차량으로 이용됐던 미니버스가 말끔하게 복원돼 일반에 공개된다.

사마란치 위원장은 1981년 IOC 총회에서 "쎄울"이라고 서울올림픽 유치 사실을 확정 발표하고, 7년 뒤 개막식 축사에서도 한국어로 대회 슬로건(세계는 서울로, 서울은 세계로)을 서툴게 발음해 서울올림픽을 상징하는 인물로도 알려졌으며 2010년 별세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 4일 사마란치 위원장이 올림픽 기간 이용한 미니버스 '콤비'를 복원해 내년 상반기 박물관 야외에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버스는 서울올림픽 의전을 위해 아시아자동차에서 1985년 제작한 25인용 버스를 6인용으로 개조했다. 탑승객들이 마주 보며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사무실용 고급 소파를 둥글게 배치했고 오륜기와 서울올림픽 엠블럼도 그려져 있다.

사마란치 위원장 일행은 올림픽 당시 이 버스를 타고 전국을 누볐다. 대회 관계자들에게 '88콤비'라는 애칭도 얻었다. 그러나 콤비는 올림픽 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찬밥 신세가 됐다. 송파구 올림픽공원, 한성백제박물관 등을 전전하면서 제대로 된 정비를 받지 못해 사실상 고철 덩어리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올림픽 30주년 기념행사가 잇따라 열리면서 이 버스의 가치도 재조명됐다. 버스를 소장하던 서울역사박물관이 구체적 복원 계획을 세웠다. 1560만원을 들여 엔진, 변속기 등 주요 부품을 세척하고, 차체 외형은 제작 당시 사용된 색상과 재료를 이용해 새로 칠하기로 했다.

부식 방지를 위해 차량을 코팅하고 히터, 에어컨, 라디오, 실내등 등도 되살리기로 했다. 바닥과 의자 시트 등도 당시 모습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당장이라도 운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복원하지만, 실제 운행은 하지 않는다.

박물관 관계자는 "현재 동종(同種) 콤비 중 소재가 확인된 유일한 차량으로 문화적, 산업적 가치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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