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2월 강원 영월군 영월읍 팔괴리에 개청한 영월교도소.[제공=영월교도소]

[남원=월드투데이] 남재준 기자 = 전북 남원시는 지난 8월부터 두 달간 23개 읍·면·동 주민 44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대표적 혐오 시설로 꼽히는 교도소 유치에 대한 찬반을 묻는 조사였다.

결과는 뜻밖이었다. 320명(72.6%)이 교도소 유치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자신의 거주지 인근에 교도소를 지어도 좋다는 의견은 절반을 넘었다.

지난 2011년 문을 연 강원 영월교도소가 지역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자, 주민들 인식도 바뀌었다는 것이다. 강원 태백시도 최근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교도소를 유치했다. 태백시와 법무부는 지난 10월 태백 교정 시설 신축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남원시는 최근 다시 교도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시는 내년 1월까지 교도소 후보지를 선정해 법무부에 교정 시설 유치를 정식 건의할 방침이라고 지난 9일 밝혔다. 앞서 남원시는 지난 5일 '교정 시설 유치추진위원 위촉식'을 열고,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법조계 인사 등 추진 위원 20명을 선정했다.

위원들은 주민 설명회 등에 참여해 교도소 유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남원에 교도소가 들어서면 연면적 15만㎡에 수감자 500명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교정 직원 200여명이 남원에 상주할 것으로 예상되며, 예산 800억~1000억원이 들어간다.

남원시가 교도소 유치에 나선 것은 최근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교정 시설이 들어서면 교도관 등 상주 인력이 전입해 인구 증가에 도움이 된다. 시는 최대 1300명의 인구 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수형자 급식을 위해 지역 식자재를 쓰면서 농가 소득도 늘어난다. 남원시는 교도소 급식을 위해 연간 9억원어치 식재료가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 관계자는 "교도소가 들어서면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농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급식 조리원, 시설 관리원 등 지역 주민 고용 효과도 있다. 면회객과 교정 직원들이 교통비와 숙식비 등으로 쓰는 비용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해춘 남원시 교정시설유치추진위원장은 "교도소 유치로 인구 하락 폭을 최소화해 지역 소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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