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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투데이] 송다미 기자 = 10대의 수면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교시간을 학생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오늘날은 ‘수면 부족 위기’의 시대다. 수면 부족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보통 10대 학생들이며, 이는 광범위한 수면 연구 결과가 뒷받침 하고 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과 전 세계의 연구자들은 학교 수업 시간을 늦출 경우에 발생하는 장점을 조사했다. 아직 수행된 실험의 수가 제한적이라 성급하게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여태까지 수행된 연구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현재까지 이 분야의 연구는 대부분 학교시간을 한 시간 늦추는 일괄적인 방식으로 수행됐다. 그러나 만약 학생들이 아침에 수업을 시작하는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독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이 실험을 시작했다. 독일 서부 알스도르프(Alsdorf) 고등학교는 미국에서 개발된 달튼 플랜(Dalton Plan)이라는 교육 시스템을 수행해, 2013년 혁신적인 교수법을 수상했다.

달튼 플랜은 유연성 있는 교육법으로, 학생들이 개인의 속도에 따라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016년 알스도르프 고등학교는 독일 뮌헨의 루드비히 막시밀리안 대학교(Ludwig Maximilian University)의 시간생물학 연구자들에게 첫 수업을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유연 수업 시스템이 수면부족 청소년들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연구를 진행한 시간생물학자 틸 로엔버그(Till Roenneberg)와 연구팀은 논문에서 “독일 고등학교가 유연한 수업 시간을 도입했을 때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9주(유연 수업 도입 전 3주, 도입 후 6주) 동안 15세에서 19세에 해당하는 10, 11, 12학년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고정적으로 수업을 8시에 시작하는 대신, 학생들은 1교시를 8시와 9시 중 선택할 수 있었다. 대신 1교시를 9시에 시작할 경우, 다른 오후시간에 수업을 보충해야 했다.

실험에 참여한 학생 중 65명은 일별 수면 일지를 작성했으며, 37명은 손목에 수면 모니터링 기기를 착용해 행동 데이터를 수집했다.

연구팀은 아침 수업을 단 1시간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에게 여분의 수면 시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9시 수업을 선택한 학생 대부분에 해당하는 97%가 늦은 수업 시작 시간의 혜택을 받아 더 오래 자는 것이었다. 9시에 첫 수업을 시작한 학생들은 8시에 첫 수업을 시작하는 학생들 보다 1.1시간 더 오래 잠을 잤으며, 평균 수면시간이 6.9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었다. 이 혜택은 각자의 활동 주기, 성별, 학년에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 가장 우려됐던 부분은 한시간 더 늦게 수업을 시작 할 경우, 10대들이 밤늦게까지 깨어 있도록 만들 수 있어 수면시간의 혜택에 대한 조사에 영향을 끼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 첫 수업을 늦출 경우 학생들은 그 시간만큼 더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첫 수업을 9시로 늦췄을 경우, 학생들은 스스로 더 높은 수면의 질을 즐겼다고 평가했다. 실험 종료후 실시한 조사에서 학생들은 덜 피곤하고, 수업에 더 잘 집중할 수 있었고, 방과 후 집에서 공부하는 능력도 향상되었다고 응답했다.

물론 이런 결과는 자체적으로 평과된 것이며 정확한 수치로 측정된 것은 아니라 어느 정도의 한계는 있다고 연구원들은 인정했다.

그러나 이 실험을 통해 분명히 얻게 된 자료가 있으며, 학생들에게 더 많은 이점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다. 늦게 수업을 시작한 학생들은 더 많은 수면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학생들의 수면 부채 축적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유연 수업 시스템은 학생들의 성취를 향상시켰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수면연구학회 공식 저널인 ‘수면’(sleep)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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