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월드투데이] 유필영 기자 = 경남도 내 지방자치단체 6곳이 케이블카를 운행 중이거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사진=유필영 기자]

자연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케이블카 산업이 흥행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효자 노릇을 하자 여러 지자체가 너도나도 케이블카를 설치했다.

이들 시·군은 케이블카를 인근 관광명소와 연계해 탑승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시·군이 2∼3시간 거리인 데다 먼저 설치된 케이블카를 벤치마킹하며 '거기서 거기'인 상황이라 케이블카 포화 상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영 케이블카[사진=유필영 기자]

경남 케이블카 설치 첫 성공 사례인 통영 케이블카는 통영시 도남동 하부 역사와 미륵상 정상 부근 상부 역사 1천975m를 연결한다.

통영 케이블카는 2008년 개장 이후 매년 방문객 수 100만 명을 넘겨왔지만 지난해는 90만 명에 그쳤다.

통영관광개발공사 관계자는 이 같은 하락세가 국내 다양한 지자체에서 비슷한 관광 사업을 유치하면서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자체마다 통영에서 운영하던 케이블카와 루지 등 관광 사업을 벤치마킹하며 국내 관광객을 뺏고 뺏기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섬과 바다, 산을 잇는 국내 최장(연장 2.43㎞) 구간 케이블카인 사천 케이블카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2018년 개통한 사천 케이블카는 45대 중 15대 캐빈을 바닥이 투명 유리인 크리스털 캐빈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천 케이블카[사진=유필영 기자]

사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개통 23일 만에 탑승객 1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빠른 상승세를 보이던 사천 케이블카 역시 최근 관광객 수가 감소하고 있다.

그는 "개통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관광객 추이를 분석하기는 어렵지만 사천시 내부에서는 관광객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국내 케이블카 운영 지자체가 많아진 것을 꼽는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도 거제시는 올해 말, 하동군은 내년 초 케이블카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처음 사업을 추진할 때만 해도 이렇게 케이블카 포화 상태가 올 줄은 몰랐다"라면서 "케이블카 방문객이 시내 주요 관광지를 함께 관광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겠다"라고 밝혔다.

하동군 역시 케이블카 사업이 더는 개성 있는 관광산업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다.

하동군 관계자는 "케이블카 사업이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이 없었다면 사업을 추진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동군은 내년 초 금오산 케이블카가 완공되면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산청군 또한 2023년 완공을 목표로 동의보감촌 주제광장에서 왕산을 잇는 1.87㎞ 구간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산청군은 케이블카 완공으로 군을 찾는 방문객 수가 연간 50만 명가량 늘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케이블카 개통만으로 관광객이 유치되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라면서 "지자체의 역사와 전통을 살리는 개성 있는 관광 상품이 필요한 시기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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