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9급 응시생[사진=남궁진 기자]

[서울=월드투데이] 남궁진 기자 = 청년들 사이에서 '공무원'이 인기 직업이 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들까지 '9급 시험'에 응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고, 근무 연수에 따라 월급은 꼬박꼬박 오르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매년 수십만 명의 청년이 응시하는데, 명문대생들도 고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합격이 쉬운 9급 공무원으로 몰리는 것이다.

지난해 5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청년(15~29세) '공시족' 규모는 21만9000명으로 전체 취업준비생(71만4000명)의 30.7%에 달한다. 청년 취준생 10명 중 3명은 공시생인 셈이다.

한 중앙부처 국장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SKY 출신은 대부분 고시만 바라볼 뿐 7급 시험도 잘 안 봤는데, 이제는 9급으로도 꽤 많이 들어오는 걸 보면서 시대가 변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현상은 10대도 예외가 아니다. 일반 9급 시험에 도전하는 고등학생도 급증하고 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9급 공채에 응시한 18~19세 지원자는 2392명으로 2015년(1387명) 대비 72.5%나 늘었다.

지난해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1020'(13~29세)들은 가장 선호하는 직장으로 국가기관(22.8%)을 꼽았다. 공기업(21.7%)까지 합 하면 전체의 절반 가까이(44.5%)가 공직을 희망하는 셈이다. 대기업(17.4%) 선호도의 2.5배에 달했다.

성균관대 구정우 교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 시장이 주도해야 할 '일자리' 영역까지 국가가 나서 공무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개입하고 있다"며 "인재를 공무원으로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안정성만이 최고의 가치가 된 나라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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