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경의 '시선'] 아미그달라의 붉은 신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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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경의 '시선'] 아미그달라의 붉은 신호등
  • 윤태경 기자
  • 승인 2020.02.0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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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경 본부장
▲윤태경 본부장

인간의 뇌 깊숙한 곳 변연계에는 아몬드처럼 생긴 지름 1cm 크기의 아미그달라(amygdala)가 있다. 편도체라 불리는 곳이다. 외부자극은 이곳으로 수집돼, 아미그달라가 감정이란 양념을 친다. 즉, 외부자극을 불쾌, 유쾌, 호불호, 공포, 분노 등으로 분류해 감정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아미그달라는 생존과 직결되는 안전경보장치 역할을 한다. ‘공포센터’로 불릴 만큼 공포 정서와 관련이 깊다.

이곳이 마비되면 생명을 유지할 수가 없다. 쥐에게 탐침을 통해 아미그달라를 마비시키는 실험을 했다. 그랬더니 고양이를 보고도 무서워할 줄 모르고 잡아 먹히면서도 공포나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원숭이를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해봤더니 맹독 있는 뱀을 보고도 무서워할 줄 모르고,

원숭이 6마리를 야생에 풀어놓았더니 한 마리 빼고 모두 잡아먹혔다고 한다.

칼슘이 많이 끼어 아미그달라 기능장애를 보인 인간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공포에 비명을 지르는 비디오를 봐도 이해 못 하겠다는 반응이고, 주삿바늘에 찔려도, 마취 없이 치아를 뽑아도 통증을 못 느꼈다.

아미그달라의 큰 특징은 항상 ‘네 편 내 편’, ‘친구와 적’으로 분류한다는 것이다.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선 ‘네 편 내 편’이나, ‘적군 아군’으로 단순화하는 것이 최상이다.

동물들은 아미그달라가 발달하거나 민감하더라도 문제 될 것이 없다. 반면 인간의 아미그달라가 민감하면 문제다. 작은 자극도 분노와 공포심을 일으켜 정상적인 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만일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의 아미그달라가 민감하다면 국정 운영의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박근혜 정권이 몰락한 것은 내로남불, 독선 독주, 비선 우선, 십상시 정치, 불통, 권력의 사적 남용 등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첫째 요인은 친박 비박 등 ‘네 편 내 편’의 편 가름 정치였다. 자기와 노선이 다르거나,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배신자로 간주해 죽이려 했다. 본인 생존본능이 강했고, 위협요소인 상대를 제거해야 했기 때문이다

많은 비박이 총선 공천에서부터 비명횡사했다. 공천과정에서 민심을 다 잃었다. 그 결과 부산에서 5석, 대구에서 2석 뺏기는 등 새누리당은 총선 대참패 했다. 부메랑으로 본인은 탄핵당하고 형사범으로 수감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의 아미그달라가 민감한 탓에 벌어진 불행이라 여겨진다.

어부지리로 봉숭아학당으로 조롱받던 문재인 야당이 기사회생했고 정권까지 잡았다.

문 대통령은 성정이 온순하고 착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른 대통령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영삼 문민정부이래 우파정권은 이명박, 박근혜 포함 세 번이었다. 좌파정권도 김대중, 노무현 포함해 문재인 정권이 세 번째였다. 그래서 권력 굶주림이나 권력 탐욕은 덜 할 것으로 기대됐다.

게다가 선거 때마다 거둔 승리로 중앙 권력, 지방 권력, 교육 권력, 풀뿌리 조직까지 여당 일색이다. 어떤 보수 정권도 문재인 정권처럼 압승은 이뤄보지 못했다.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 경찰, 검찰까지도 모두 여당이 장악했다. 문재인 정권은 아쉬울 것도, 부족할 것도 없을 것이라 봤다. 재물이 넘쳐나고 여유가 넘치는 집안에서 뭐가 아쉬워서 범죄를 저지르고 도둑질, 강도질하겠는가 말이다.

그게 아니었다. 거짓말 정권이었다. 성정이 온순하고 착하다고 해서 선한 국정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부터가 잘못된 생각이었다.

문 대통령은 박 전대통령보다 아미그달라가 발달했고 민감한 사람이었다. 자기중심의 생존본능이 남다르게 강하고 ‘친구와 적’, ‘네 편과 내 편’으로 편 가르는데 선수였다.

박 전대통령이 같은 진영 내에서 ‘네 편 내 편’ 갈랐다면 문 대통령은 진영 밖 전 국민을 ‘네 편 내 편’으로 가르고 있다. 내 편이면 부패한 공직자도 승진시켜주고, 역대급 위선자라도 장관 시켜줬다. 30년 지기 형은 더더욱 내 편이기에 ‘울산시장 당선되는 모습 보는 것이 소원’이라 했다.

검찰은 울산시장선거 공작 혐의로 청와대 측근을 포함한 13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울산 선거는 청와대의 기획과 조직적 개입에 따른 것이라고 검찰이 공식화한 셈이다. 문 대통령도 개입 혐의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혐의를 인정하면 죽는 것이니 절대 인정하면 안 될 일이다.

아미그달라는 생존 위협이 닥치면 무조건 빨간불부터 켠다. 그래서 눈치 없이 청와대를 수사하는 검찰을 안면몰수하고 두 번에 걸쳐 공중분해시켰다. ‘청와대는 범죄혐의자 집합소’라는 비판은 이들에겐 별 의미가 없는 지적이다. 자나 깨나 생존본능에만 집착하는 아미그달라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아미그달라는 저절로 꺼지는 법이 없다. 스스로 끌 수가 없어 해제 신호가 울려줘야 경보장치를 끈다. 박근혜의 부풀어 오른 아미그달라는 국민이 나섰고 정치권에서 껐다.

문재인의 아미그달라 붉은 신호등은 이제는 국민이 나서서 꺼야 하는 번거로움만 남았다.

윤태경 기자    nov6411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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