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슈가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서울=월드투데이]최지원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가 최근 발매한 솔로 음반에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사이비 종교 교주 짐 존스의 연설을 삽입해 논란이 일자, 소속사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해당 곡은 재발매하기로 했다.

지난 31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5월22일 공개된 슈가의 비정규 무료 음반(믹스테이프) <디(D)-2>에 수록된 ‘어떻게 생각해?’(What do you think?)도입부에 사용된 샘플링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여기에 삽입된 영어 연설은 미국에서 ‘인민사원’(Peoples Temple of the Disciples of Christ)이라는 사이비 종교를 창시한 짐 존스의 연설 음성 일부분이다.

이 곡에는 “당신은 죽어도 살고, 살아서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Though you are dead, yet you shall live, and he that liveth and believeth shall never die)라는 대목이 들어가 있는데, 이것이 짐 존스의 생전 연설 육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짐 존스는 1955년 미국에서 인민사원을 세우고 1978년 신도들을 남미 국가 가이아나로 이주시켜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신도들에게 집단 음독 자살을 강요, 9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른바 ‘존스타운 대학살’을 일으킨 중대 범죄자다.

빅히트는 “해당 곡을 작업한 프로듀서가 특별한 의도 없이 연설자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곡 전체의 분위기를 고려해 선정했다”며 “회사는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내용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했지만, 선정 및 검수 과정에서 내용상 부적절한 샘플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곡에 포함하는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검수하는 자체 프로세스를 통해 사회, 문화, 역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을 확인하고 있으나, 이번 경우에는 사전에 인지하지 못해 이와 관련된 역사적, 사회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며 “이로 인해 상처받으셨거나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아티스트 본인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며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빅히트는 “문제점을 확인한 이후 해당 부분을 즉각 삭제하여 재발매했다”며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 앞으로 모든 제작 과정을 더욱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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