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서울=월드투데이]김대현 기자= 청와대가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이 한미 정상 간의 진솔한 협의 내용을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으로 왜곡한 것이라며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에 대해 “조현병 같은 생각"(Moon Jae-in's schizophrenic idea)”이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볼턴 전 보좌관) 본인이 그럴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불쾌함을 표현했다.

22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회고록 내용은)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으며, 미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미 국가안보회의(NSC)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정부 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미국 정부가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을 기대한다. 이런 부적절한 행위는 앞으로 한미동맹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고 양국의 안보와 이익을 강화하는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회고록 내용 중 가장 심각한 왜곡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상 간 협의 과정을 밝히지 않는다는 외교관계의 기본을 망각한 것으로, 하나하나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조차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북미정상회담에서의 한국정부나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을 여러번 언급했다. 북미 정상회담은 정의용 실장의 아이디어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쓰며 북미회담이 한국의 '창조물'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 3자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문 대통령의 동행을 원치않았다고도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거듭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행을 강조해 성사됐다는 주장이다.

브리핑에서 ‘볼턴 전 보좌관 개인의 회고록에 대해 청와대가 직접 나선 이유’를 묻자 “청와대가 공식 대응했다기보단 정 실장이 그 동안 볼턴 전 보좌관의 카운터파트였고, 그래서 정 실장과 주고받은 이야기가 포함돼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정 실장이 입장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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