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진=AFP)

[월드=월드투데이]서정만 기자= ‘코로나 대응 모범국’으로 평가받던 일본·호주·베트남 등 아시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번지고 있다. 갑자기 손 쓸 새 없이 번져나가자 당국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빅토리아주에서 하루 만에 역대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고,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도 신규 감염자가 세자릿수를 기록하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특히나 ‘코로나 청정국’으로 불렸던 베트남은 다낭에서 시작된 지역감염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30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대니얼 앤드루스 빅토리아주 총리는 하루 동안 72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사망자는 이날 하루 13명이 발생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래 호주에서 나온 최다 규모 일일 확진자와 사망자로, 확진자는 사흘 전의 사상 최고치 532명보다 200여 명 많다.

빅토리아주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05명으로, 호주 전체 사망자 189명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호주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인근의 뉴질랜드와 함께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혔으나 이달 들어 빅토리아주에서 지역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30일 0시 기준 일본은 전날 나온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1264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별 누적 확진자 수는 도쿄도가 1만975명으로 가장 많으며, 도쿄도에서는 이날 하루만 250명이 확진되며 이틀 연속 2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도쿄 구의원 1명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오사카(大阪)부에서도 확진자가 221명 발생했다. 오사카부에서 200명이 넘는 일일 확진자가 보고된 것도 최초다.

일본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돼있던 지난 4월11일 720명 이후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하순부터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다시 폭증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이틀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하며, 코로나19의 재유행에 대한 공포가 번지고 있다.

30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본토에서 29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 대비 105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일일 확진자 수는 101명이었다.

특히나 주의되는 점은 신규 확진자 105명 중 해외유입 사례는 3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102명은 모두 지역감염이라는 것이다. 지역감염자 102명 중 96명은 최근 집단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발생이다.

신장은 지난 16일 확진자 1명이 보고된 후 지금까지 2주 동안 3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며, 지역 감염이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홍콩 또한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이 심각하다. 당국이 모임 인원 수도 2명으로 제한하는 등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만에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100일 간 현지 감염 '0명'을 유지하던 ‘코로나 청정국’ 베트남에서는 지난 25일 다낭에서 57세 남성 확진자 1명이 보고된 후 호찌민과 하노이 등 다른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속출 하고 있다.

베트남 보건부는 29일 하루 12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 수가 450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다낭에서만 8명이 확진됐는데, 모두 시내 병원 4곳과 관련된 지역감염자였다.

이에 당국은 다낭에서 모임 인원을 제한하고 비필수 업종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규제를 강화조치하고 항공편도 잠정 중단했다. 하노이는 최근 다낭에서 온 주민 2만10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 진단 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계적 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0일 오전 7시(한국시간 기준)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713만5171명을 기록해 1만700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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