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타이페이 총통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한 뒤 떠나는 모습. 사진=뉴스1

 

[월드=월드투데이]서정만 기자=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쩡허우런(曾厚仁) 대만 외교부 차관이 이날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피지 주재 타이베이상무대표처 관계자가 현지 중국대사관 소속 외교관에게 폭행당해 가벼운 뇌진탕 증세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는 일부 외신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피지에서 대만의 실질적인 외교 공관 역할을 하는 상무대표처가 연 대만의 국경절(쌍십절) 기념 행사장에서 중국 외교관 2명이 타이베이상무대표처 관계자 1명을 폭행하는 사건이 일까지 발생했다.

아시아퍼시픽리포트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사건 당일 행사장에 들어와 무단으로 참석자들의 사진을 찍다가 퇴장을 요구받은 중국 외교관들이 대만 대표처 관계자를 공격하면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쩡 차관은 "두 명의 중국 외교관이 주최 측의 제지로 현장을 떠난 뒤에 다시 돌아와 외부에서 크게 고함을 치고 거의 문을 부술 기세로 달려들어 우리 측 공관 관계자가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신체적 충돌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어우장안(歐江安) 대만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표처 관계자 1명이 가벼운 뇌진탕 등 부상 후 현재는 회복된 상태라면서 "중국 대사관 인원의 심각한 법률 및 문명 규범 위반 행동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대만 언론들은 이번 폭행사건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면서 중국의 거친 '전랑(戰狼) 외교'가 '망나니 외교'로까지 변질했다고 비난했다.

'전랑 외교'는 중국의 인기 영화 제목인 '전랑(戰狼·늑대 전사라는 뜻)'에 빗대 늑대처럼 힘을 과시하는 중국의 외교 전략을 말하는 용어다.

중국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피지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 외교관이 대만 정부 관계자를 폭행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편집장도 이날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중국의 외교관들은 매우 고상하고 점잖은데 어떻게 대만 사람에게 뇌진탕을 일으키게 했겠는가"라며 "대만 쪽에서 고의로 세부적인 내용을 숨겼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