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서한나 기자]전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급증하는 반면 초기 백신 물량은 턱없이 부족하자 급기야 변칙 접종까지 언급되고 있다.

 

영국과 미국이 백신 공급량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접종자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권고 용량의 절반씩만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을 이끄는 몬세프 슬라위 최고 책임자는 3(현지시간) CBS 방송에서 모더나 백신 용량을 절반으로 줄여 접종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슬라위는 모더나 백신 임상시험에서 5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 백신을 2회 접종한 사람과 100백신을 두 차례 맞은 사람과 동일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절반 투약의 근거로 들었다.

 

그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모더나와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실제 시행 여부는 FDA 결정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점 가팔라지자 한 차례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을 빠르게 늘리려는 고육지책이다.

 

미국은 지난해 말까지 2000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2일까지 약 422만명만 1차 접종을 완료했을 뿐이다. 반면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3일 현재 35775명으로, 3주 만에 5만명이 폭증했다.

 

그러나 이같은 슬라위 박사의 언급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넬대 백신 전문가인 존 무어 박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제공하기 위한 해결책 모색이 시급하다면서도 “(절반 용량 접종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하고 싶은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생결단영국, ‘교차 접종접종 간격 확대방안까지 내놔

 

현재 변이 바이러스까지 기승을 부리는 영국도 백신 공급량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접종자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각종 변칙이 논의되는 상황은 마찬가지다.

 

앞서 영국은 교차 접종접종 간격 확대방안 등을 내놓은 상태다.

 

영국 정부는 대안이 없는 다급한 상황을 전제로 “1차와 2차 접종 때 서로 다른 백신을 교차 투여해도 된다교차 접종을 허용하는 지침을 내놨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가령 1차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사람이 2차 접종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바꿔서 맞을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1·2차에 서로 다른 백신을 맞았을 때 안전한지, 효과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임상시험을 통해 정한 접종방식을 어기는 건 비과학적이며, 백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1, 2차 접종 사이의 간격도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지난달 30일 코로나19 백신의 1, 2차 접종 간격을 12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영국 정부가 승인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회차 접종을 마치고 3~4주 뒤 2회차 접종을 해야 하는데, 이 간격을 12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2회차 접종을 미루고 최대한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1회차 접종을 실시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1차 접종만 받아도 단기적인 면역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따른 주장이지만 백신 개발사까지 나서 2회 접종 지침 준수를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이자 측은 성명을 통해 “3상 임상시험 결과 3주 간격으로 투여한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은 확인했지만, 그 간격을 넘긴 뒤 접종한 경우의 데이터는 없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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