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율도 4년만에 최고…5만원권이 최대 요인

▲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점에서 관계자가 각 금융기관으로 보낼 자금을 방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월드투데이 김지용 기자]
지난해 한국은행의 발행 화폐 증가액이 사상 처음으로 9조원대에 달했다. 증가율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가장 큰 요인은 지하경제 수요를 의심받는 5만원권의 증가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화폐 발행 잔액은 63조3천659억원으로, 1년 전보다 9조315억원(16.6%)이 늘었다.

발행 화폐 증가액이 9조원대에 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대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9년의 6조6천393억원이며 두 번째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극복을 위해 유동성을 크게 늘린 2009년의 6조5천879억원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간 연도별 증가액은 2010년 5조9천609억원, 2011년 5조3천504억원, 2012년 5조6천768억원 등 5조원대였다.

경제 규모 증가에 따라 화폐 물량도 늘어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는 하지만 발행 화폐 증가율도 지난해는 16.6%에 달했다.

위기 상황이던 지난 2009년(21.4%) 이후 4년만의 최고치다.

금융위기 이후 연도별 증가율은 2010년 16.0%, 2011년 12.4%, 2012년 11.7% 등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발행 화폐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무엇보다 5만원권의 증가 때문이다.

작년 말 현재 5만원권 발행잔액은 40조6천8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7조9천147억원(24.2%)이 늘었다.

5만원권의 수요 증가를 둘러싸고는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세금 탈루 등 지하경제 수요가 오히려 발생한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지만 정확한 원인 분석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증가율로 보면 5천원권(발행잔액 1조1천848억원)이 8.0%(877억원)로 2번째를 차지했고 5만원권에 이은 고액권인 1만원권(17조8천781억원)은 5.4%(9천121억원)로 3번째였다.

한은 관계자는 "5만원권이 발행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매년 줄던 1만원권이 5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점도 특기할 만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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