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MBC '진짜사나이' 방송 캡쳐)
[월드투데이 오효진 기자]
26일 방송된 MBC '일밤 2부-진짜사나이' 천마대대 번개부대 특집에서 '진짜사나이' 멤버들은 한미연합훈련을 받기 위해 미국 병사들을 마주 했다. 호주인 샘 해밍턴을 제외하고 '진짜사나이' 멤버들을 경직케 한 이유는 역시 영어. 주입식 영어 우수형 서경석 류수영부터 무능형 손진영 박형식까지 멤버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영어'라는 소재가 등장한 것은 한 두번이 아니다. 가깝게는 '일밤 1부-아빠어디가' 뉴질랜드 특집에서 아빠와 아이들은 뉴질랜드 한 복판에 떨어져 홈스테이까지 경험하며 영어와 맞닥뜨렸다. 하지만 때마다 영어는 이들이 친해지고 함께 추억을 쌓는데 있어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의사소통은 어떻게 해서든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진짜사나이' 번개부대 특집은 영어 수렁 특집이라 불릴 정도로 완벽한 의사소통 중요성이 새삼 강조됐다.

그간 숱한 부대를 다니면서 '진짜사나이' 멤버들을 괴롭혔던 것은 단연 훈련이었다. 육체적으로 죽을만큼 고되고 힘들어도 훈련만 마치면 입을 통해 온갖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기에 견디고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번개부대는 일단 말문부터 막혔다. 온갖 손짓 발짓을 다하고 샘 해밍턴의 도움을 받아도 제 의사표현을 맘대로 할 수 없다는데 멤버들은 답답함을 느꼈다.

이들에게 영어는 어떤 훈련보다 악독했다. 몰라도 일단 용감하게 부딪치는 손진영은 예상못한 깨알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어리바리한 박형식은 민폐 병사로 전락했다. 늘 활기 넘치던 장혁은 아예 실어증에 걸린 듯 입을 굳게 닫았다. 군대이기에 의사소통이 크게 문제될리 없을 것이라 여겼지만 오히려 의사소통이 가장 잘 이뤄져야 하는 곳이 군대였다.

영어 하나로 에이스 자리도 뒤바꼈다. 한국말을 잘 못해 버벅거리던 샘 해밍턴은 물 만난 고기처럼 팔딱팔딱 뛰어다녔다. 구멍에서 순식간에 에이스가 된 샘 해밍턴의 영어 실력은 멤버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손진영 서경석 등은 "어느 순간 샘 해밍턴을 한국사람으로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는 호주인이다"며 정체성까지 새삼 확립시켰다.

물론 한국 병사들 만큼 긴장하기는 미군도 마찬가지였다. 카드마술과 만국공통 운동으로 첫 만남 이후 분위기는 다소 풀어졌지만 역시나 서로간의 속내를 표하고 진정한 우정을 쌓기에는 모자란 시간이었다. 오히려 이들을 이어준 것은 음식. 비빔밥을 나눠먹고 미국과 한국의 전투식량을 비교하며 막사에서 하루를 보낼 때 그나마 편안함을 느꼈다.

영어라는 최악의 수렁을 여실히 느낀 인물은 역시 박형식이었다. 박형식은 한미합동훈련 건물소탕작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박형식은 입구폭파를 위한 무전 임무를 맡았지만 모자란 영어실력으로 인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병사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무전 연락을 취해야 했지만 박형식은 연락은 커녕 전장 한 복판에 우두커니 서 있으며 위기감을 고조했다.

박형식은 "영어를 알아 듣기도 힘든데 영어로 그걸 설명해야 되니 막막했다"며 "내가 아는 영어라고는 GO, STOP, Wait, Clear가 전부다"고 토로했다. 박형식이 아닌 누가 맡았어도 당황했을 법한 미션이었다. 영어 늪에 빠진 '진짜사나이' 멤버들이 번개부대에서 영어라는 장벽을 뛰어 넘을 만한 무언가를 얻고 배우게 될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그 어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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