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계열사 '앤트그룹'의 미래는?
중국 기업들의 노선은 과연 어디로

[사진= 연합뉴스 제공]

[월드투데이 이동욱 기자] 한동안 매체에서 시끄럽게 나오던 '앤트그룹'은 무엇이고, 중국판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알리바바'는 대체 어떤 기업일까?

알리바바(Alibaba)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80%에 이르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다.  하루 1억명이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알리바바를 찾는다. 

전 직원 18명으로 시작된 알리바바닷컴은 현재 2만5천명이 넘는 직원을 보유한 ‘알리바바 그룹'으로 성장했다.

특히 알리바바의 눈에 띄는 활약은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에 있다.

쇼핑과는 전혀 무관했던 11월 11일을 광군제(光棍節)프레임을 씌워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꾸몄는데, 특히 2009년 광군제를 맞이하여 알리바바그룹은 자회사인 ‘타오바오몰’을 통해 독신자들을 위한 대대적 할인 행사를 시작하면서 광군제는 중국 최대 쇼핑일로 바뀌었다. 

2020년에는 11월 11일 광군제를 시작한지 30분만에 63조원어치의 물건들을 팔렸으며 초당 58만3000건주문이 들어왔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전자상거래, 온라인 결제, B2B 서비스,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운영체제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중이다. 이중 핵심 사업은 전자상거래다. 관련 사업 계열사로는 타오바오 마켓 플레이스, 티몰닷컴, 이타오(eTao), 알리바바닷컴 인터내셔널, 알리바바닷컴 차이나, 알리익스프레스 등이 있다.


알리바바의 계열사

알리바바닷컴은 중국 내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와 무역을 알선하는 B2B 웹사이트다. 알리바바닷컴은 1인 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철저하게 기업만 대상으로 서비스를 진행한다. 알리바바 그룹은 중국 내 중소·중견기업이 바이어 확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 서비스를 기획했다.

또한 소비자로 시장을 넓힌 C2C 사이트가 바로 알리익스프레스, 타오바오 마켓플레이스, 티몰닷컴 등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웹사이트, 타오바오는 중국의 인기 인터넷 쇼핑몰이다. 이 둘은 서비스를 시작한 2003년 이래로 중국 C2C 전자상거래 서비스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C2C 시장 거래의 90%가 이곳에서 이뤄질 정도로 중국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가진 온라인 쇼핑몰 서비스다. 

티몰닷컴은 고급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데 특화된 일종의 프리미엄 쇼핑몰이다. 애플과 샤오미 같은 검증된 대형 업체만 입점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원활한 쇼핑 서비스를 돕기 위해 알리바바 그룹은 알리페이, 위어바오 같은 금융서비스부터 시작해 이타오알리왕왕 같은 검색·메신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알리페이(즈푸바오·支付寶)는 2003년 5월 알리바바그룹이 타오바오 이용자를 위해 선보인 간편 안전결제 시스템이다. 은행계좌나 신용카드를 알리페이에 등록해두고, 웹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할 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지금 중국 어디를 가더라도 알리페이를 사용하지 않는곳이 없을 정도로 남녀노소 알리페이를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길거리에 있는 간식을 사먹거나, 노점상을 이용할 때도 알리페이 QR코드를 통한 결제가 일반적이며 현금이용자가 거의 없는 사회가 되어버린 중국. 이용자 수도 약 10억여명에 달한다(21년 기준).

알리바바의 오프라인 마트 하마선생(盒马先生), 다룬파(大潤發)에서는 집에서 온라인 주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직접 매장에 가서 식품 및 제품의 상태를 보고 QR코드를 통한 모바일 결제한다면,  따로 줄 서서 계산하고 짐을 들 필요없이 알아서 계산하고 포장까지해서 집까지 배달해주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마윈‘馬雲’의 역사

마윈 [사진=연합뉴스 제공]
마윈 [사진=연합뉴스 제공]

알리바바의 창업자는 ‘마윈(馬雲)’이다.  그는 항저우에서 태어나 삼수 끝에 항저우 대학교 영어교육과에 입학 하였다. 졸업 직후 대학강사로 일하다가,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1992년 강사 생활을 하면서 하이보(海博)라는 이름의 통역 회사를 통해 첫 번째 기업 경영을 시작하며 1995년까지 교직에 있었다. 마윈은 항저우 10대 우수 청년 교사에 선정되었지만, 온전히 창업을 하겠다며 교직을 그만뒀다. 영어 실력이 뛰어난 마윈은 1995년에는 통역으로 미국에 가서인터넷을 처음 접하였다. 그는 중국으로 돌아와 이커머스 사업을 구상하였고, 중국 제조업체와 국외 구매자를 위한 기업 대 기업(B2B) 사이트 ‘알리바바닷컴’을 개설하였다. 알리바바의 본사는 중국 항저우 시에 자리잡고 있다.

알리바바와 앤트그룹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늘 승승장구 할 줄 알았던 알리바바에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왔다. 2020년,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을 상장하려고 했다. 

앤트그룹은 알리바바의 결제서비스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알리바바의 자회사다. 앤트그룹은 알리페이를 기반으로 소액 대출 및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서비스까지 참여한 핀테크 업체다.

한때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는 약 35조원을 조달하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으로 주목 받았다. 상하이 증권거래소 일반 공모주 청약에는 약 2조 8000억달러가 몰렸고, 청약 경쟁률도 870대 1을 넘겼었다. 홍콩 증시 상장까지 합치면 IPO로 약 345억달러를 조달까지 되었다. 

앤트그룹은 작년 11월 5일에 상장하려고 했지만, 결국 상장되기 이틀전 중국정부는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증시 동시 상장을 유예시키고, 알리바바에 3조원의 역대 최대 반독점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이 사건의 여파로 미국뉴욕증권거래소(NYSE)증시에 상장 되어있던 알리바바 주식 또한 막대한 영향을 받았는데 작년 11월 2일 종가 $310 이었던 알리바바는 다음날 –8.13%까지 하락하였으며, 등락을 반복하다 결국, 올해 7월 9일 종가로 $205.94를 찍었다.    

갑자기 앤트그룹의 주식상장이 유예 및 취소된 까닭은 무엇일까?

2020년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 금융 서밋에서 마윈의 발언이 문제가 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는 약 20분가량 연설을 하였는데, 몇몇 발언들이 중국정부의 심기를 건드렸다.

"중국에는 제대로 된 금융 체계가 거의 없기 때문에 ‘금융 시스템의 부재’가 바로 리스크이다"
"중국은 현재 금융권의 ‘전당포’ 사고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
"금융업에서 중국은 아직 청소년이다. 아직 성숙한 생태계가 없고, 아직 완전하게 굴러가고 있지 않다"
"당국이 '위험 방지'라는 이유로 과도하게 관리 감독정책을 펼치고 있다" 

마윈은 연설 중 중국의 문제점을 직설적으로 지적하며, 해결방법까지 함께 제시하였지만 중국정부는 비판의 목소리만 들었고, 마윈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결국 중국 정부는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증시 상장을 유예시키고, 반독점 규제기구인 '시장감독총국'이 알리바바에 온라인 유통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182억 2800만 위안(약 3조 11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 벌금은 2019년 매출의 4%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반독점법’을 외국 기업을 제재하는 수단으로 써 왔기에 자국 기업에 거액의 벌금을 물린 것은 이례적이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올해 4월에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지난 1월부터 앤트그룹에 ‘마윈의 지분을 매각해 관계를 단절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앤트그룹은 마윈의 지분을 알리바바그룹 대주주(일본 소프트 뱅크, 미국 알바타(야후))에게 팔고 싶어 했지만, 당국은 ‘그와 친분이 있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양도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또한 당국은 마윈이 그의 영향력이 닿지 않는 사람이나 기관에 지분을 넘겨야 하며, 또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중국 국유 자산운용사를 인수 후보로 제시했다. 결국 중국 정부는 마윈이 어떤 방식으로도 앤트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만들고, 직접 운용하겠다는 속셈을 보인다.

중국은 앤트그룹 상장을 막은 이후로도 대형 인터넷 기업을 대상으로 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였다. 마윈의 알리바바 사건을 통해 여러 기업들에게 국가에 대항하지 못하게 본보기를 보여준 셈이다.

기업들은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최근엔 또 한번의 중국당국의 재제가 있었다. 지난 6월30일 중국판 우버라고 불리는 '‘띠띠추싱’은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한지 이틀 만에 중국당국의 조사를 받게 되었고, 국가안보를 위한다는 명목 아래 더 이상 띠띠추싱 어플을 다운받지 못하도록 조치가 내려졌다.

점점 커져가는 중국 공산당의 규제 아래에 중국의 기업들은 과연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심되며, 투자자들 또한 중국발 리스크까지 감수하면서 중국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게 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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