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로서 그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첫 장편소설 '원더풀 라이프'
첫 에세이 집 '걷는 듯 천천히'

[월드투데이 신하은 기자] 잔잔한 이야기와 깊은 여운으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영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그의 저서를 소개한다.  

[사진=고레에다 히로카즈, KOREEDA.COM]
[사진=고레에다 히로카즈, KOREEDA.COM]

고레에다 히로카즈

1962년 6월 6일 일본 출생, '환상의 빛' 데뷔 

고레에다 헤로카즈는 1987년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TV 다큐멘터리의 연출가를 맡다가 1995년 '환상의 빛'으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데뷔작부터 베니스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경력을 출발했다. 또 칸 영화제 등 수많은 수상경력으로 일본내외에서 그 실력을 입증받아, 현재는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하나이다.

일견 밝으면서도 서늘함과 쓸쓸함을 지닌 연출로 유명하며, 초기엔 기억과 상실이라는 소재를 다뤘으나 '걸어도 걸어도' 이후 가족이라는 소재가 강하게 두드러지는 편이다. 

2018년 제71회 칸 영화제에서 좋은 작품이지만 수상권과는 거리가 있다던 대부분 매체들의 예상을 깨고,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수상의 효과로 일본 내 수입 45억 엔, 해외 합산 수입 6천만 달러가 넘는 대흥행을 기록했다.

소외된 시각을 주요 소재로 다루며, 사망과 이혼 같이 사람들이 마주하기 껄끄러워 하는 주제를 반영하기도 한다. 사람이 흔히 겪을 수 있는 불행이나, 현실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할 주제를 던진다. 아이들의 시각을 많이 빌리는 감독으로, 대체로 아이들이 영화에서 비중있게 나온다.  

[사진=바다출판사]
[사진=바다출판사]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이지수 옮김, 바다 출판사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창작자로서 세상과 사람을 잇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고 실천하는 다짐과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그는 영화감독으로서 자신의 의무는 세상에 다양한 ‘작은 이야기’를 내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30년 가까이 영화를 만들면서 어떤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영화를 찍으려 했는지, 그 생각의 궤적과 진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질문하며 영화라는 공동체의 미래를 그려가는 성실한 창작자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이 책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정성일 영화평론가의 대담이 실려 있다.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영화라는 세계 안에서 우리가 어떤 우정과 존경과 이해를 나누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진심을 다해 질문하는 정성일 평론가와 성심을 다해 답변하는 고레에다 감독의 대화는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더없이 좋은 가이드가 된다. 

[사진=서커스]
[사진=서커스]

원더풀 라이프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송태욱 옮김,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원더풀 라이프'는 다큐멘터리적이면서도 일상에 대한 섬세한 묘사로 현대인의 삶을 그려온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장편소설이다. 1998년 영화로도 만들어져 영미권에서는 일찌감치 컬트 예술 영화의 반열에 오른 작품으로, 고레에다의 영화 세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점에 놓여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승과 저승에 위치한 중간역에는 매주 월요일이면 죽은 이들이 찾아와 7일 동안 삶을 정리하게 된다. 당신의 인생을 일주일 동안 정리해 그중 가장 소중한 추억을 안고 천국으로 간다면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질문한다.

단순히 각본에 살을 붙인 영상 소설과는 달리 저자가 본격적인 자신의 영화 세계를 시작하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영화를 소설로 만들어서 발표한 것으로, 이 작품은 이 한 가지 질문을 계속해서 우리에게 던지며 우리 삶의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한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사진=문학동네]
[사진=문학동네]

걷는 듯 천천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이영희 옮김, 문학동네

저자가 2011년 니시니폰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중심으로 홈페이지나 잡지 등에 쓴 글을 엮은 책으로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에세이집이다. 

고레에다 집안만의 독특한 가풍이나 지진이나 태풍에 대한 경험담, 친구들과의 모험담 등 알게 모르게 자신의 영화에 녹아들어간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아낸 이 책은, 가족의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언론에 대한 비판, 오늘날 미디어의 역할이나 자세에 대해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311대지진 이후의 일상의 의미에 대해 되짚는다.

또한 영화감독으로서 캐스팅이나 각본 집필은 어떻게 진행하는지, 왜 현장에서 대사를 바꾸는 촬영 방식을 고수하는지 등 자신만의 연출관이나 작품 관을 진솔하게 전했다. 

또 일상에서 직접 건져 올린 기억과, 배우들의 관찰을 통해 등장인물의 결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책을 통해 섬세하게 밝혔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