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다문화주의 상징이 된 카니발 행사
테러 위협에도 강행된 축제...코로나로 축소
카리브해 소울 푸드 자메이카 저크 치킨

사진=500px, 노팅힐 페스티벌 참가자
사진=500px, 노팅힐 페스티벌 참가자

[월드투데이 최도식 기자] 유럽을 대표하는 축제인 노팅힐 카니발이 개막을 앞두고 있다.

유럽 최대의 거리축제인 노팅힐 카니발이 28일 저녁 6시 (현지시간)에 시작된다. 매년 8월 마지막 주말 영국 런던 노팅힐에서 열리는 카니발 행사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지역 축제다. 1950년대 후반 영국에는 식민지였던 자메이카, 토리니다드토바고 등 카리브해 국가 출신의 이민자들이 대거 모여들었고, 런던 서부의 노팅힐에도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출신의 이주민노동자들이 모여살게 된다.

사진=픽사베이, 상권이 발달한 노팅힐 지역. 파스텔톤의 노점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진=픽사베이, 상권이 발달한 노팅힐 지역. 파스텔톤의 노점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경제활동을 둘러싼 인종 갈등이 이어졌고, 갈등이 격화되면서 1958년 8월 노팅힐에서 백인들이 이주민들을 테러한 '노팅힐 폭동'이 발생하게 된다. 대참사 이후 노팅힐 지역위원회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화합과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 저널리스트 클라우디아 존스(Claudia Jones, 1915~1964)와 함께 카니발 행사를 기획했고, 이것이 오늘날 '노팅힐 카니발 축제'로 이어지고 있다.

흑인인권 운동에 앞장섰던  클라우디아 존스은 노팅힐 카니발을 기획해 '카니발의 어머니'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흑인인권 운동에 앞장섰던  클라우디아 존스은 노팅힐 카니발을 기획해 '카니발의 어머니'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노팅힐 카니발은 단순히 축제를 넘어 런던 다문화 사회를 지지하고 나아가 하나된 영국을 만들겠다는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2017년 당시 유럽 전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진행되던 상황 속에서도 지역주민들은 행사 강행의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대규모 경찰 병력이 동원된 상황에서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코로나 펜데믹 역시 이들의 행사 의지를 꺾진 못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비록 메인 퍼레이드는 취소되었지만 축제의 의미를 되새기면서도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는 행사들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flickr, 노팅힐 카니발 퍼레이드 장면

브라질 리우카니발에 이어 두번째로 큰 카니발 행사인 동시에 유럽 최대 규모의 거리축제인 노팅힐 카니발은 백인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흑인들의 거리행진으로 유명하다. 영국 식민지 당시 카리브해 주민들의 애환을 풀어낸 놀이에서 시작된 퍼레이드 행사는 오늘날 노팅힐 카니발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행사다. 코로나의 여파로 작년과 올해에는 퍼레이드가 취소됐다.

한편 카리브해 지역 전통 향신료로 맛을 낸 자메이카 저크 치킨은 카니발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이 지역 이주민들의 소울푸드다. 닭고기에 카브리해산 향신료를 더한 음식으로 축제 기간 동안 거리를 가득 채운 치킨 소스의 향이 관광객들의 코 끝을 자극한다.

사진=노팅힐 페스티벌 홈페이지 캡쳐, 노팅힐 카니발을 대표하는 자메이카 저크 치킨

이 밖에도 길거리 밴드의 거리공연, 시 낭송, 연극, 영화 상연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린다. 내년 여름에는 코로나가 종식되어 노팅힐 카니발의 진풍경을 볼 수 있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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