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만 작가 등 20명의 작품 전시 예정
이전 대회서 독창적 스타일 선보인 박승훈 작가
벨기에 한국문화원도 협업 사진전 개최

[사진=한가르 포토아트 센터 홈페이지 캡쳐]
[사진=한가르 포토아트 센터 홈페이지 캡쳐]

[월드투데이 최도식 기자] 브뤼셀 사진축제가 '나무 그늘 아래서(In The Shadow of Trees)'라는 주제로 오는 21일(현지시간)부터 3월 26일까지 벨기에 브뤼셀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브뤼셀 사진축제는 '도시 속의 상상력', '조용하고 정적인 삶' 등 매년 참신한 주제로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에는 나무라는 대상에 작가의 감정을 녹아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행사를 주관하는 한가르 포토아트센터는 "나무라는 소재는 현대 사진예술에서 영속적인 의미를 지니며, 가장 오래된 생물로서 지역과 문화를 상징한다"는 말로 주제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250명의 사진작가들은 나무를 주제로 한 작품을 출품했는데, 이들 중 프랑스의 사진작가 벤자민 데로쉐(Benjamin Deroche) 등 3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작을 포함한 20인의 작품들은 브뤼셀 전역에 전시되어 행사기간 중 도시를 빛낼 예정이다.

선정작 중에는 한국 작가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다. 김중만 작가 출품작 '부서진 마음들의 거리(Street of Broken Hearts)'는 서울 골목에 방치된 상처입고 부러진 나무들을 담아낸 사진이다.

[사진=김중만 작가의 사진이 사용된 포스터, 한가르 포토아트 센터 홈페이지 캡쳐] 

54점의 대형 사진을 한지로 인쇄하는데 총 9년의 제작기간이 소요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 중 절반 가량의 시간이 나무들에게 촬영 허가를 구하는데 사용됐다는 사실이다.

김중만 작가는 "사진을 찍기 전 나무들에게 허락을 구하기까지 4년의 시간이 걸렸고, 이후 5년동안 사진 작업을 진행했다"며 10년에 가까운 제작기간이 소요된 이유를 설명했다. 

상처입은 나무들을 섬세하게 조명한 김중만의 작품은 이번 축제의 공식 포스터로 소개되어 개최 전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주최 측은 김중만의 작품을 소개하며 "서울 골목에 방치된 상처입고 꺾인 나무들에서 유연함과 단단함을 동시에 지닌 금욕주의자의 면모를 발견했다"고 언급했다.

사실 브뤼셀 사진축제에 한국 작가의 작품이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회 대회에서 박승훈 작가가 16m짜리 영화필름을 마치 직조하듯 가로, 세로로 교차해 붙인 작품으로 평단의 찬사를 불러 일으켰다. 조직위는 해당 작품이 "장면 하나 하나가 기억처럼 서로 엮이면서 하나의 큰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번 브뤼셀 사진축제와 함께 벨기에 재외 한국문화원에서도 오는 31일부터 5월 13일까지 '나무의 울림(The Resonance of Trees)'이라는 전시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앞서 소개한 김중만 작가를 비롯해 김대수, 김신욱, 이정록 작가가 나무라는 공통된 소재에서 각기 다른 시선을 담아냈다.

[사진=벨기에 재외 한국문화원 공식 홈페이지]
[사진=벨기에 재외 한국문화원 공식 홈페이지]

먼저 김대수 작가는 대나무에서 한국의 선비정신을 포착한 작품으로 각 문화권에서 나무가 지닌 각기 다른 의미들에 주목했다. 

김대수 작가와 달리 김신욱 작가는 지역을 넘어서 보편적인 의미의 나무를 담은 작품을 발표한다. 그는 한국은 물론 유럽의 숲을 돌아다니며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나무들을 필름 속에 담아냈다.

이정록 작가는 나무라는 소재가 지닌 초월적인 의미에 집중했다. 나무가 가진 힘과 생명력을 신화적인 분위기로 표현했다. 

벨기에 한국문화원은 "오늘날 우리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며 "나무의 깊은 울림에서 편안함을 느끼길 바란다"는 말로 행사의 의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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