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간 개발 끝 RSC 개발...메타버스 시장 선점에 큰 역할 기대
네이버, 세계적 수준의 인공지능(AI) 연구용 슈퍼 컴퓨터 구축

[사진=페이스북과 메타의 로고, 언스플래쉬]
[사진=페이스북과 메타의 로고, 언스플래쉬]

[월드투데이 유효미 기자] 메타가 올해 안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AI 슈퍼 컴퓨터를 구축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내 AI 슈퍼컴퓨터 구축으로 메타는 메타버스 시장 선점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세계 최고의 슈퍼 컴퓨터 완성하겠다는 메타

지난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메타는 이날 인공지능(AI)의 발전을 위해 'AI 리서치 슈퍼클러스터(Research SuperCluster·RSC)'라는 슈퍼컴퓨터를 개발했다.

미국 IT 매체 엔가젯은 메타가 AI 슈퍼컴퓨터 일부 개발을 마쳤으며, 올해 말에 AI 리서치 슈퍼클러스터(RSC)가 완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타 측은 이 슈퍼 컴퓨터가 전 세계서 가장 빠른 AI 슈퍼컴퓨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해선 엄청난 연산능력이 필요하다"며 "RSC는 수백개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큰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했다. 

2년 간의 개발 끝에 완성된 RSC에는 1월 현재 기준으로 760개의 엔비디아 DGX A100 시스템으로 구성된 총 6080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돼 있다. 성능은 세계 5위의 ‘펄머터 슈퍼컴퓨터’와 비등하다. 

AI 슈퍼 컴퓨터는 인터넷상의 혐오와 차별 콘텐츠를 필터링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메타는 RSC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 도입해 혐오발언을 탐지하고, 알고리즘을 정교화하는 데 곧바로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메타는 RSC가 더 나은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비해 쉽고 빠르게 AI를 고도화할 수 있는 만큼 메타의 핵심 미래 먹거리인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 개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타는 연말까지 1만6000개 이상의 GPU가 탑재된 2단계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2단게 개발이 완료되면 AI 훈련 성능을 현재보다 2.5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 이에 따라 RSC가 대규모의 자연어 처리 AI모델도 더 빠르게 훈련할 수 있게 된다. 

슈보 센굽타 메타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현재 단계의 RSC를 횔용해 AI를 훈련할 경우 9주 이상 걸리는 작업이 연말께는 3주 만에 가능해질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자리를 예약했다"고 말했다. 

[사진=네이버 신입 사원들이 스키점프를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즐기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네이버Z]
[사진=네이버 신입 사원들이 스키점프를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즐기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네이버Z]

한국은 어디까지 왔나

글로벌 주요 IT 기업을 비롯해 각국 정부는 AI 개발을 위한 슈퍼컴 개발에 힘쓰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오는 2030년까지 AI 산업의 경제 규모가 15조7000억달러(약 1경8779조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의 경우, 네이버가 세계적 수준의 인공지능(AI) 연구용 슈퍼컴퓨터를 구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인텔 페이스북 등의 슈퍼컴퓨터보다 성능이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발표한 서울대와의 AI 공동연구 프로젝트 등 글로벌 AI 전략에도 강력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2020년 10월 미국 엔비디아가 개발한 슈퍼컴퓨터 '슈퍼팟(Superpod)'을 도입했다. 여기엔 엔비디아의 AI 시스템인 'DGX A100'이 140대 탑재됐다. 업계 관계자는 "DGX A100은 한 대만 써도 웬만한 AI 연구는 가능한데, 이를 100대 넘게 구축했다는 건 글로벌급 연구를 하겠다는 전략적 행보이자 의지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도입한 슈퍼컴퓨터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약 14페타플롭스로 추정된다. 페타플롭스는 슈퍼컴퓨터의 대표적인 성능 지표로, 14페타플롭스는 1초에 1400조 번의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는 미국 국립에너지연구과학컴퓨팅센터(NERSC)의 슈퍼컴퓨터 '코리(Cori)'와 동등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세계 최상위권의 AI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는 공격적인 AI 개발 인력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네이버가 2020년 채용한 개발자 400여 명 대다수가 AI·데이터 관련 인력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네이버가 AI 인프라를 대폭 강화하는 것은 검색 엔진, 네이버쇼핑, 네이버페이 등 사실상 모든 서비스에 AI가 활용되는 까닭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강화된 AI 인프라를 바탕으로 서비스 전반의 AI 기능 고도화, 클로바 AI콜과 같은 AI 솔루션 확대, 한국어 AI 언어모델 개발 등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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