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푸틴 통화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어
각국 우크라 대피 명령, 항공사는 서둘러 노선 변경
러시아 "서방이 내놓은 시나리오 전부 가짜 뉴스"

[월드투데이 김수민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오는 16일 시작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 간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진=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사진=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설, 바이든-푸틴 통화

지난 1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남쪽과 북쪽, 동쪽 접경에 병력을 추가 배치하면서 '3중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 위성사진으로 포착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오는 16일 지상 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양측 사이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지난 12일 블라디마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전화 담판을 가졌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62분간 통화가 이어졌지만, 특단의 조치가 이뤄지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전쟁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시민들, AFP/연합뉴스]
[사진=전쟁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시민들, AFP/연합뉴스]

이번 통화에 대해 미국 측은 푸틴 대통령의 요청으로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오는 14일에 예정돼 있었으나, 미국의 히스테리로 이틀 앞당겨졌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의 외교담당 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는 통화 결과에 대해 언급하며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미국 측 경고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무력 도발을 부추기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침공의 뜻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자국 외교관을 철수시켰다. 공관에서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정도의 인원만 남기며 외교 공관을 최적한 이유에 대해 우크라이나 또는 제3국의 도발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진=우크라이나를 떠나 입국하는 이스라엘 국민들, AFP/연합뉴스]
[사진=우크라이나를 떠나 입국하는 이스라엘 국민들, AFP/연합뉴스]

각국 자국민 및 외교관 대피 권고

러시아의 상반되는 움직임에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우려만 키웠다. 

지난 13일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을 포함한 기준 39개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우크라이나 여행을 자제하고 경고했다. 앞서 한국 정부도 우크라이나 전역을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하고 체류 국민에게 즉시 출국을 강요한 바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우크라이나에 남은 서방 외교관들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떠나 서부 도시 리비우로 이동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운영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 지역 감시 담당 지원들도 일부 철수했다. 

폴란드, 이스라엘 등은 우크라이나 난민을 대비해 수용시설을 구축하거나 자국민 구출 계획을 마련하기도 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영공 봉쇄 계획 의사가 없음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차례로 키예프행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침공에 대비해 군사훈련을 받는 중인 우크라이나 시민들, EPA/연합뉴스]
[사진=러시아 침공에 대비해 군사훈련을 받는 중인 우크라이나 시민들, EPA/연합뉴스]

서방에서 말하는 러시아의 침공 시나리오

서방에서는 러시아의 침공 시나리오를 구체화하고 있다.

제일 먼저 언급된 시나리오는 군사 행동 빌미를 위한 자작극 '가짜 깃발' 작전이다. 러시아가 먼저 공격받은 것처럼 조작한 비디오를 제작해 침공 구실로 삼는 작전이다.

미사일과 폭탄을 동원한 국경 침공 작전도 있다. 미사일, 폭탄 등 재래식 무기를 사용해 침공하는 1단계를 거쳐 2단계로는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한 침투 시나리오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직 정치인들과 접촉을 통해 친러 꼭두각시 정부를 구축하는 첩보 요원을 활용한 쿠데타 작전 등도 언급됐다. 

러시아는 이 모든 시나리오를 '가짜 뉴스'로 규정하며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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