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와 괴기스러움이 그려내는 몽환적인 이야기
"내 영화는 3살짜리 아이, 심지어 반려동물도 즐긴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허물다...'무한히 반복되는 24시간' 그 속에서 사는 아이들

[월드투데이 성연수 기자] 감독이자 예술가인 팀 버튼은 관객에 있어 괴기하고 공포스러운 감성의 캐릭터로부터 몽환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동화는 무섭고 추상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동화는 삶이란 추상적인 것임을 알려주고,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팀 버튼, '2009년 MoMA 인터뷰' 中

팀 버튼은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에서 태어나 홀로 공동묘지에서 놀며 슬픈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 소년이 가장 바빴던 날은 할로윈 날이다. 소년의 기괴한 그림 솜씨가 유일하게 인정받을 수 있던 때였다. 하지만 할로윈 날이 지나면 다시 외톨이가 되기 일쑤였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던 B급 공포 영화와 그림 그리기를 토대로 어느 날 8mm 영화를 찍기로 결심한다.

팀 버튼은 캘리포니아 예술대학(CalArts)에 졸업 후 1979년 월트디즈니사에 애니메이터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1982년, 그곳에 있는 동안, 그는 첫 번째 단편인 '빈센트'를 감독했다.

빈센트

[사진=네이버영화 '빈센트'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빈센트' 스틸컷]

주인공 빈센트 말로이는 위대한 공포 영화 배우 '빈센트 프라이스'가 된 듯한 환상에 빠져 몽상한다.

빈센트는 팀 버튼의 시를 바탕으로 한 6분짜리 흑백 스톱 모션 영화이다. 나레이션은 그의 영웅인 빈센트 프라이스가 맡았다.

그는 디즈니에 있는 동안 빈센트이외에 1983년 헨젤과 그레텔과  2012년에 장편 스톱 모션 영화로 리메이크된 실사 단편 영화 프랑켄위니를 1984년 감독했다.

이후 그는 '나는 절대로 사람 얼굴에 눈을 그리지 않는데 디즈니는 큰 눈을 좋아한다'며 디즈니를 퇴사하게 된다.

비틀쥬스

[사진=The Geffen Company]
[사진=The Geffen Company]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아담과 바바라 부부는 목숨을 잃고 유령이 되고 만다. 그들은 지난날의 행복에 사로잡혀 과거에 살던 집에서 생활한다. 이들의 행복한 생활은 찰스 가족이 이사와 집을 으스스한 분위기로 개조하면서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이러한 유령부부에게 사악한 악마 '비틀쥬스'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게 된다.

그는 1988년 자신을 닮은 영화인 '비틀쥬스'를 발표하였다. 뉴욕타임스는 "머리가 졸아든 유령이 웃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좋아할 영화"라 비평하였지만 비틀쥬스는 개봉 2주 만에 3,200만 달러의 수익을 내며 예상치 못한 히트를 기록하였다. 그는 판타지, 코미디, 공포스런 이야기를 그만의 감각적인 시각효과로 나타내며 팀 버튼 특유의 연출 스타일 굳혀갔다.

저는 '정상적'이라는 단어가 항상 두렵습니다.

정상적'이라는 말은 어떤 면에서 굉장히 선동적이고 두려운 단어기 때문이죠

가위손

날카로운 가위는 서로에게 상처로 남아...

[사진=20th Century Studios]
[사진=20th Century Studios]

마을 외딴 성에서 외롭게 지내는 날카로운 가위 손을 가진 에드워드를 화장품 외판원 펙은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에드워드는 펙의 딸을 사랑하게 된다. 마의 사람들의 큰 관심거리가 된 그녀의 남자친구 짐의 질투와 이웃들의 편견으로 도둑으로 몰리게 된다.

배트맨

빛이 아닌 어둠 속에서 활용하는 영웅

[사진=Warner Bros]
[사진=Warner Bros]

고담시를 지키는 영웅 배트맨. 고담시를 위협하는 악당을 물리치며 도시를 지킨다.

팀 버튼의 배트맨은 그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어둡고 무거운 그늘을 씌어 여태까지의 절대 선을 상징하던 다른 영화들의 영웅과는 다른 궤를 달린다.

그는 정상적인 세계에서 고립된 이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비정상적인 모습 그대로를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였다. 이런 뒤틀리고 소외된 캐릭터들은 많은 사랑을 받아 가위 손은 1991년 휴고상 최우수 드라마틱 프리젠테이션,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프로덕션 디자인상을 수상하였다.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

"This is Halloween, this is Halloween, Halloween, Halloween, Halloween! Halloween!"

[사진=(Walt Disney Studios Motion Pictures]
[사진=Walt Disney Studios Motion Pictures]

할로윈에 진심인 할로윈마을 사람들과 잭, 잭은 매년 반복되는 방법들에 싫증을 느끼고 새로움을 찾다 크리스마스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크리스마스를 인상 깊게 본 잭은 할로윈마을에 크리스마스 축제를 하기 위해 산타를 납치하고 산타 대신 크리스마스의 선물을 전달하게 된다.

유령신부

"이 손으로 당신의 슬픔을 닦아줄 것이며내가 당신의 와인이 될지니 당신 잔은 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 촛불로 나는 어둠 속에서 당신 길을 밝혀줄 것입니다."

[사진=Warner Bros]
[사진=Warner Bros]

결혼식을 하루 앞둔 빅터는 결혼식 리허설에서 계속 실수를 반복한다. 결국 저택에서 나와 숲속에서 홀로 연습하던 중, 땅 위로 튀어나온 손가락뼈에 반지를 끼우게 되어 지하세계로 끌려가게 된다.

이 세 가지 작품의 공통된 특징은 스톱모션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인데, 그는 이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면서 "생명이 없는 인형들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과정"이라 말하며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촬영대상을 한 프레임씩 변화를 주어 촬영한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영사하여 만드는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한 작품을 뜻한다.

그는 1993년 단연 그의 가장 큰 업적으로 손꼽히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이전의 악몽"을 시작으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흥행시키며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2005년의 "유령신부"와 2012년에 자신의 작품인 "프랑켄위니"를 리메이크하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하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사진=월트 디즈니 픽처스/Roth/Kirschenbaum Films/The Zanuck Company/Team Todd]
[사진=월트 디즈니 픽처스/Roth/Kirschenbaum Films/The Zanuck Company/Team Todd]

19살 소녀 앨리스는 흰 토끼를 따라가자 우연히 나무 밑에 있는 굴로 떨어져 다시 이상한 나라로 가게 된다. 이상한 나라는 앨리스의 기억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앨리스가 사라진 후 붉은 여왕이 공포 정치를 하고 있던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앨리스를 환영하는 미친 모자 장수와 그의 친구들, 앨리스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2010년 개봉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지나치게 큰 머리를 가지는 하트 여왕과, 독특한 색감과 큰 동공을 가진 모자 장수 등의 팀 버튼식 괴기스러운 캐릭터들과 팀 버튼식 연출이 더해지며 개봉 당시  3주째 미국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에 위치하며 팀 버튼의 작품 중 가장 흥행하였다. 속편으로 2016년 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개봉되었다.

버튼은 “옛 동화를 보면 상당히 끔찍한 장면이 많지만, 아이들은 원래 괴물들이 튀어나와 괴롭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며 “내 영화는 3살짜리 아이, 심지어 반려동물도 즐긴다”고 말하여 애니메이션은 아동의 전유물이라는 틀을 깨고 독특한 소재를 통해 그만의 스타일을 구축하였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사진=Chernin Entertainment/20th Century Studios/Tim Burton Productions/Scope Pictures]
[사진=Chernin Entertainment/20th Century Studios/Tim Burton Productions/Scope Pictures]

할아버지를 찾아가라는 급한 연락을 받고 할아버지네에 간 주인공 제이크는 숲속에서 눈이 뽑힌 채 쓰러진 할아버지를 발견하게 된다. 할아버지는 '미스 페레그린'을 찾으라는 말을 숨을 거두게 된다.  제임스는 폐허가 된 어린이집에서 만난 어린아이들을 통해 시간을 다루는 특별한 힘을 가진 '미스 페레그린'과 그녀의 능력 아래서 무한히 반복되는 폐허 전 24시간 속에서 사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나는 늘 현실이니 정상이니 하는 단어들이 싫었어요. 누군가에게 정상인 것들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비정상일 수 있으니까요

'팀 버튼이 말하는 팀 버튼' 中

그는 '정상'과 '비정상'의 가르는 선은 모호하다고 생각하였고, 그의 생각은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영화는 제이크의 평범한 삶에 대한 독백으로 시작된다. 그는 자신은 '정상'이라 말하지만, 자신의 동료 에녹과 엠마가 '자신'과 '자신으로 변장한 적'을 보고 혼란스러워하자 제이크 본인이 '평범'하지 않음을 인정함으로써 본인임을 증명한다. 그 또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위치한 것이다.

그는 특유의 색채와 형태, 질감을 활용하여 그의 '환상'의 한계에 도전하였다. 또한 몽환적인 이야기와 기괴한 캐릭터로 독특하고 아름다운 그만의 스타일을 구축하였으며 그의 많은 영화는 수많은 아카데미상, BAFTA, 골든 글로브상 후보에 오르며 그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세계적인 영화 제작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오는 30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팀 버튼 전시가 1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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