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평양에 부임한 디르크 슈테겐 소장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2년간 WFP 곡물수급담당자로 평양에서 생활했고 11년 만에 다시 북한에 체류하고 있다.

슈테겐 소장은 지난 3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화상전화 인터뷰에서 "상점과 식료품점 수가 크게 늘었다"며 "예전에는 외국인과 평양 시민이 상품 구매하는 곳이 달랐는데 외국인과 내국인 구분 없이 같은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변했다"고 소개했다.

또 "사람마다 손전화를 가지고 다닐 뿐만 아니라 옷차림새가 눈에 띄게 변했다"며 "2000년대 초 평양 시민은 거의 갈색 계열의 어두운 색 옷을 입었지만 요즘 평양 거리를 걷는 시민의 옷차림은 형형색색으로 다양해졌다"며 생동감을 찾은 평양시의 풍경을 전했다.

외국인에 대한 평양시민의 개방적인 태도도 슈테겐 소장의 눈에 비친 달라진 모습이다.

그는 "10년 전에는 많은 평양 시민이 외국인을 낯설어했다"며 "하지만 지난 10개월간 평양에 살면서 만난 북한 사람들 대부분은 외국인이 말 걸어도 어색해하지 않고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젊은이의 수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북한이 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외국인이 살기에는 여전히 쉽지 않은 공간이라는 생각도 드러냈다.

슈테겐 소장은 "북한에 거주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가족과 함께 살 수 없다는 것"이라며 "국제구호 단체요원들 대부분은 자녀의 교육이나 생활비 문제로 가족을 본국에 남기고 혼자 북한에서 근무한다"고 소개했다.

자신도 가족을 독일에 두고 왔다는 슈테겐 소장은 "외국인들에게 더 비싼 가격을 적용하는 생활용품 가격도 가족과 함께 평양에서 생활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 여행을 가려면 사전에 북한 당국에 여행계획서를 제출해서 승인받아야 하는 점이 불편하다"며 변하지 않는 당국의 통제를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