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의원들이 지난 23일 수도 앙카라의 국회에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한 표결에 앞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구글
터키 의원들이 지난 23일 수도 앙카라의 국회에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한 표결에 앞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구글

[월드투데이 홍승환 기자] 터키 의회는 23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맞서 결의를 보여주려는 서방의 노력을 무산시킨 1년여의 지연 끝에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가입을 비준했다.

의원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중적 지지를 얻은 북유럽 국가가 방위 동맹의 32번째 회원국이 되는 것에 대해 287대 55로 찬성표를 던졌다.

터키 지도자는 앞으로 며칠 내에 스웨덴의 비준 문서에 서명하고  앙카라의 역할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프 크리스터손 스웨덴 총리는 투표 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오늘 우리는 나토의 정회원국이 되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터키의 움직임을 환영하며 헝가리에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면서 부다페스트에 "가능한 한 빨리 비준을 완료하라"고 촉구했다.

미국도 터키 의회의 표결에 박수를 보냈으며,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동맹을 더 안전하고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의 가입 승인으로 부다페스트는 2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기 위해 스웨덴과 핀란드가 시작한 가입 절차의 마지막 보류국으로 남게 됐다.

지난 4월 핀란드의 가입으로 나토와 러시아 국경의 길이가 두 배로 늘어났고, 구소련 붕괴 이후 나토에 가입한 발트해 연안 3개국의 방어력이 강화됐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소련과 서방 간의 냉전 시대에 군사적 비동맹 정책을 추구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정학적 상황을 뒤집어 놨고, 두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방위 블록이 제공하는 핵 보호를 추구하게 됐다.

오르반 총리와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내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나토 지도자들은 크렘린궁이 모스크바를 자주 방문하는 두 지도자를 이용해 서방에 분열의 씨앗을 심으려 한다고 우려했다.

나토 지휘관들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서방의 결의를 보여주기 위해 최근의 움직임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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