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TV 화면에 김연아 등장북한 조선중앙TV가 6일 동계올림픽대회를 소개하는 '체육상식' 프로그램을 방영하며 피겨 여왕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연기 장면을 내보냈다. 중앙TV는 동계올림픽 주요 종목과 7일 개막하는 소치 동계올림픽을 간략히 소개했으나 김연아에 대해 따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2014.2.6(사진=연합뉴스)

[월드투데이 정원수 기자]
북한이 소치 동계올림픽에 한 명의 선수도 출전시키지 못한 동계올림픽 경기장면을 매일 TV로 방영해 눈길을 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개막 이튿날인 9일부터 15일까지 매일 20~30분씩 녹화중계 형식으로 경기장면을 내보냈다.

다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연휴인 16일과 17일에는 김 위원장 생일 행사 및 우상화 관련 프로그램들 때문에 올림픽 중계를 하지 않았다.

조선중앙TV는 9일 오후 3시 방송 첫 순서로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 소식을 전하고 잇달아 피겨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장면을 30분 남짓 방영했다.

이후 매일 저녁 시간대에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스키점프 노멀힐, 스피드스케이팅, 루지 등 소치 동계올림픽 경기장면을 편집해 중계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북한이 소치 올림픽 중계권을 사지 못했지만 이처럼 동계올림픽 중계를 할 수 있는 것은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협의를 통해 올림픽 중계권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위원회는 ABU에 소치 동계올림픽 중계방송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북한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과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당시에도 ABU의 지원으로 올림픽 경기장면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북한이 금메달 4개와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선전했던 런던 올림픽 때와 달리 참가 선수도 없는 소치 올림픽을 매일 중계하는 것은 최근 동계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북한은 과거에는 비용이 적게 드는 역도, 레슬링, 사격, 축구 등의 종목에만 집중했지만, 최근 '체육강국 건설'의 목표에 걸맞게 상대적으로 돈이 많이 드는 동계스포츠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 <올림픽> 소치 개막식 참석한 김영남제22회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일인 7일(현지시간) 오후 소치 해안 클러스터 올림픽 파크 내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해 귀빈석에 앉아 있다. 2014.2.8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인민야외빙상장을 비롯해 전역에 스케이트장을 새로 건설했으며 지난해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강원도 마식령에 대중용 스키장을 완공하는 등 동계스포츠에 대한 주민의 관심을 끌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5월께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소속으로 새로 창단한 횃불체육단이 축구뿐만 아니라 쇼트트랙 종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등 동계스포츠에 대한 북한의 관심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지 못했지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해 개막식 행사에 참석하게 하는 등 러시아와의 관계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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