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CI회장 이수영(좌), 이수영 회장의 차남인 넥솔론 회장 이우정(우)
[ 월드투데이 = 김지용 기자 ]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솔론은 전날 OCI 이수영 회장으로부터 운영자금이라는 명목 하에 97억원(이자율 7.0%)을 빌렸다. 지난해 자기자본의 11.1% 규모로 상환일은 내년 11월 25일까지다. 넥솔론은 이수영 회장의 차남 이우정 최고전략대표가 최대주주(지분 23.09%)인 회사다. 한 마디로 아버지가 아들회사에 돈을 빌려줬다는 얘기다.

이는 넥솔론이 태양광업 불황으로 재무악화에 시달려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태양광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요가 줄고 공급물량이 넘쳐나면서 불황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제품가격은 곤두박질쳤고 태양광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하기도 했다. 태양광 발전용 잉곳ㆍ웨이퍼를 주력 생산하는 넥솔론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였다.

넥솔론은 설립 5년 만인 2011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고 매출은 5882억원을 달성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때부터 적자흐름이 계속됐다. 2011~2012년 넥솔론의 영업손실은 102억원→1001억원, 당기순손실은 240억원→1471억원으로 대폭 뛰었다. 매출도 3769억원으로 1년 새 35.9%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넥솔론은 지난해 9월 553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재무개선을 꾀했다.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 유상증자에서 이우정 대표는 본인에게 배당된 신주 전량(574만9265주)을 청약했다. 올해 2월에도 넥솔론은 이우정 대표를 대상으로 99억9999만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7월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미국법인인 넥솔론 아메리카의 지분 57%를 OCI솔라파워에 447억원을 받고 넘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넥솔론의 재무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되진 않았다. 올해 1~3분기 넥솔론은 매출이 2556억원으로 전년(3192억원)보다 19.9% 감소한 가운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313억원, 541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3분기 당기순이익이 2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나 1~3분기 누적손실을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차입금 규모도 여전했다. 넥솔론의 총차입금은 9월말 기준 5426억원을 웃돌았다. 지난해말 5492억원에서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른 이자로 올해 1~3분기 338억원이 나갔다. 부채비율도 2011년말 470%에서 지난해말 907%를 찍은 뒤 2023%까지 치솟았다. 자본금 610억원에 자본총계 428억원으로 자본잠식률도 30%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넥솔론 관계자는 27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태양광 업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원가절감과 고효율을 위한 기술개발, 공격적인 영업활동 강화 등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체적으로 알려드릴 수는 없지만 일본시장 등 긍정적으로 얘기되는 곳이 많다"며 추후 가시적인 성과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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