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발레리나 윤서후, 역대 최연소 프로 데뷔

▲ 역대 최연소로 프로 전막 발레무대 '호두까기 인형'에 데뷔한 소녀 발레리나 윤서후

[연합뉴스]

소녀 발레리나 윤서후(14·예원학교 2년) 양이 프로 전막 발레 무대에 데뷔한다. 국내 발레 사상 최연소 주역 발탁이다.
게다가 파트너는 국내 1세대 발레리노로서 지금까지 현역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이원국발레단의 이원국(46) 단장이다. 이 둘은 무려 30년 이상 나이 차이가 난다.
이 ‘파격 커플’은 다음 달 24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되는 이원국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무대에 함께 오른다.
거울 앞에서 몸을 푸는 윤양은 한눈에 보기에도 신체조건이 빼어났다. 키 169cm에 몸무게 46kg, 길고 곧은 팔다리, 도톰한 발등, 작은 두상 등 발레리나들이 소망하는 조건은 거의 다 갖춘 듯했다.
이 단장은 “이렇게 어린 10대 학생을 전막 무대에 세우는 것은 기민이(동양인 발레리노로 최초로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한 김기민) 이후 처음”이라며 “발레리나로는 서후가 최초”라고 밝혔다.
이 단장은 첫눈에 윤양의 재능을 알아봤다. “춤 한 번 봐달라”는 지인의 부탁으로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온 윤양을 처음 만난 건 올해 초.
윤양을 ‘될성부른 떡잎’으로 판단한 이 단장은 그를 당장 올해 4월 LG아트센터 무대에 세웠다. 비록 짧은 파드되(2인무) 무대였지만 윤양은 떨지도 않고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한다.
윤 양을 작은 갈라 무대 등에 두어 차례 더 세워 본 이 단장은 결단을 내렸다. 한국 남성 발레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받는 ‘발레리노의 교과서’와 '중학생 발레 소녀' 커플의 탄생이었다.
이에 대해 윤 양은 “부족하고 어린 저를 정식 무대에 세워주시니 너무도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마음뿐”이라며 기뻐했다.
국내 무용계에서는 분명히 파격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색 캐스팅이지만, 세계무대를 살펴보면 아주 없는 일도 아니다.
전설의 발레리나 마고 폰테인은 마흔이 넘어 열아홉 살 아래의 20대 발리레노 루돌프 누레예프를 만나 환갑 때까지 춤을 추며 ‘세기의 커플’로 명성을 떨쳤다. 누레예프는 다시 19세였던 실비 길렘을 자신이 단장으로 있던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최고무용수)’로 키워내기도 했다.
한편 이 단장 역시 윤양이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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