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잡아라, 마케팅 활용에 혈안인 각국 기업들
밈 마케팅 A to Z

[월드투데이 김수민 기자] '오징어 게임 신드롬'은 마케팅의 세계에서도 계속된다.

지난 22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은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톱10 TV 프로그램(쇼)' 부문에서 약 한 달간 정상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의 검색량이 드라마 공개 후 이틀 만에 브리저튼 검색량을 앞섰다. 브리저튼은 오징어 게임 흥행 전까지 넷플릭스 종합 순위 1위를 지켜왔던 드라마다. 

[사진=Nutter Butter 트위터]
[사진=Nutter Butter 트위터]

세계 각 기업에서는 '오징어 게임'을 활용한 마케팅에 혈안이다. 

팹시, BMW Korea 등은 '오징어 게임' 속 달고나를 활용해 SNS에 자사를 홍보하는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미국 과자 업체 Nutter Butter은 자사 제품을 '오징어 게임' 속 가면남에 합성했다. '왜 하필 오징어냐? 다음에는 Nut Game을 제작하라'라는 글과 함께 넷플릭스를 태그한 트위터가 화제를 모았다.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오징어 게임이 열풍이다. 롯데리아는 오징어게임을 모티브로 한 한정 제품 '블랙오징어버거'를, 농심은 오징어게임 상징(○△□)을 활용한 오징어짬뽕 포스터를 공개했다.

[사진=농심 인스타그램 제공]
[사진=농심 인스타그램 제공]

MZ세대, 펀 슈머를 저격한 '밈 마케팅'

오징어 게임같이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 사진 및 영상, 유행어 등을 활용한 마케팅을 ‘밈 마케팅’이라 한다. 밈 마케팅은 밈(Meme)과 마케팅|(Marketing)의 합성어다.

◆ 밈은 무엇인가

‘밈(meme)’은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그리스어 미메메(mimeme: 흉내 내다)를 유전자(gene)와 유사한 발음으로 변형시킨 신조어다.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밈은 생물학적 최소단위 유전자(gene)처럼 복제되고 전파되면서 이어지는 사회문화적 최소 단위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밈은 더 좁은 의미로 사용돼 왔고, 지금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표현을 일컫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사진=Pepsi 인스타그램]
[사진=Pepsi 인스타그램]

◆ 밈=유행어?

밈과 유행어는 구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직관적인 유행어와 달리 밈은 사회 문화적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맥락을 이해해야만 한다. 또 밈은 말이나 단어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진이나 영상, 행동까지 모두 아우른다.

예를 들어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뜻하는 ‘얼죽아’는 직관적으로 뜻을 알 수 있는 유행어에 해당한다. 눈이 오는 한 겨울에 롱패딩을 입고 한 손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가는 사진은 ‘얼죽아’를 표방하는 하나의 ‘밈’이 되는 것이다.

앞서 소개된 달고나, (○△□)의 유행도 일종의 밈이라 할 수 있다. 그 자체로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 오징어 게임 신드롬이라는 하나의 맥락 속에서 이해되기 때문이다.

◆ 밈이 형성되는 과정

특정 콘텐츠나 문화가 존재한다고 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위해서 숙주가 필요한 것처럼 어떤 매개가 필요한데, 인터넷이 그 역할을 한다.

뉴미디어 사회 속에서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문화적 특징이 빠르게 전파되면서 하나의 밈이 형성되고 강력한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밈 문화’는 인터넷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삼양 인스타그램]
[사진=삼양 인스타그램]

◆ '밈 마케팅'을 펼칠 때 유의할 점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만들어진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일방적으로 제품을 홍보하는 형태보다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에 열광한다. 이는 재생산 및 재가공이 용이한 밈의 특성과도 닮아 있다.

밈을 활용한 마케팅은 이른바 ‘밈 족’인 MZ세대뿐만 아니라, 소비 과정에서 재미와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펀 슈머(Fun+Consumer)’를 동시에 자극해 다양한 연령대를 겨냥할 수 있다.

또 이들을 중심으로 자사 제품을 홍보한 콘텐츠가 2, 3차 패러디되기도 한다. 기업입장에서 홍보물의자발적 확산은 저비용 고효율로 제품을 홍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단 유명인과 관련된 밈 마케팅을 펼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법적으로 목소리, 말투, 이미지 등 특정인을 연상시키는 모든 것을 그 사람의 재산으로 취급하는 ‘퍼블리시티권’은 정의되어 있지 않지만, 기업이 당사자의 허락 없이 밈을 활용할 경우 소비자의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

그저 즐거움을 제공하는 일반인 패러디와 달리 기업은 밈 마케팅을 통해 수익을 얻기 때문이다. 기여자를 특정하기 힘든 밈 위주로 활용하거나, 당사자의 허락 또는 정당한 대가 지불을 통해 밈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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