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인한 대규모 빙하 감소로 인해 지구 자전축 이동
자전축 이동 속도 17배 빨라지고 이동 방향도 바뀌어

사진=pixabay

[월드투데이 이홍주 기자] 계속되는 환경 오염이 불러온 기후 변화로 인해 빙하가 감소하면서 지구 자전축이 이동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지구 자전축이 1990년대에 비해 동경 26도로 3.28밀리각초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중국과학원 지구과학연구소의 발표를 보도했다.

앞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인공위성 '그레이스'의 중력 데이터는 인류가 이미 2005년과 2012년 자전축 이동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인류가 이미 1990년대부터 지구 자전축 이동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20년 간의 자전축 이동 속도가 1981년부터 1995년 간의 자전축 이동 속도 보다 17배나 빨라졌고, 그 방향도 바뀌었다.

연구진은 지구 자전축이 이동하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대규모 빙하 감소를 꼽았다. 빙하는 1990년대 이후부터 매년 수천억 톤이 녹았고, 녹은 빙하가 바다로 흘러내려 가면서 지구 전체의 질량 분포가 변한 것이 자전축의 이동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인류가 지하수를 끌어다 쓴 것도 자전축 변화의 한 요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난 50년간 인류가 식수용·농업용으로 사용한 지하수는 18조 톤에 달하지만 채워지지 않았다"라며 "퍼 올린 지하수는 대부분 바다로 흘러가는데, 이로 인해 지구 전체 질량이 재분배된다"라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과거에는 자전축이 해류 변화나 맨틀 대류 등 자연적인 요인으로만 움직였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인류 활동이 지구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뱅상 험프리 스위스 취리히대 교수는 자전축이 이동했지만 "자전축 이동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만큼 크진 않다"라고 말했다.

일부 과학자는 지구가 '인류세'(Anthropocene)에 진입했음을 공식적으로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류세는 인류 활동이 지구 환경을 바꿔놓은 지질시대를 일컫는 말이다.

지구가 어느 시기부터 인류세에 진입했다고 봐야 하는지에 대해 학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산업 혁명 이후부터를 인류세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 일부 학자들은 더 늦기 전에 인류세를 선포하여 전 세계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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