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공매도 막는다, 트루테크놀로지스
베트남 금융의 자동화, 인포플러스
누구나 건물주 되는 세상, 펀드블록

[월드투데이 김동민 기자]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에 혁신의 물결을 가져다줄 국내 핀테크 기업 3종을 소개한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합성어로, IT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의미한다.

[사라지고 있는 ATM, 사진=연합뉴스]
[사진=사라지고 있는 ATM, 연합뉴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금을 인출하거나 예금,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은행에 직접 방문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단한 송금은 물론이고 예금이나 대출 등 절차가 복잡한 금융 서비스도 언제 어디에서든 이용할 수 있다.

[토스뱅크 로고, 사진=토스뱅크]
[사진=토스뱅크 로고, 토스뱅크]

토스, 국내 핀테크 시장 열다

금융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짧은 시간에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핀테크 기업들의 활약 덕분이다. 그중 처음 혁신을 일으킨 핀테크 기업은 '토스'다.

토스가 스마트폰을 활용해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까지 온라인으로 송금하려면 공인인증서가 필요했다.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고, 스마트폰에 옮기고, 또 송금할 때마다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토스는 공인인증서 없이도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쉽게 송금할 수 있는 간편송금 서비스를 시작으로 국내 핀테크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처음 토스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중단되었다. 법이 공인인증서를 거치지 않고 송금하는 방식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스의 대표는 금융 당국과 은행을 찾아다니며 핀테크 산업의 시작을 위해 호소했지만, "일개 스타트업이 금융을 뒤흔들려 한다"는 비판을 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2015년 청와대 업무 보고에서 정부가 시중은행에게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협조를 요청하면서 토스는 다시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었다.

핀테크 스타트업이 시중은행과 손잡고 처음 법의 테두리를  벗어났다는 이유에서 토스는 국내 핀테크의 시작점이라 볼 수 있다.

토스의 간편송금 서비스를 시작으로 시중은행들도 해당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는 대부분의 금융 서비스 비대면화를 불러왔다. 이어 카카오와 네이버 등 대형 IT 기업들도 핀테크 사업에 뛰어들면서 핀테크 전성시대로 돌입했다.

[글로벌 핀테크 시장 투자 규모, 사진=금융감독원]
[사진=글로벌 핀테크 시장 투자 규모, 금융감독원]

핀테크 시장 동향

핀테크 산업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통계 포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지난 2017년 2.6조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핀테크 거래액이 오는 2023년에는 9.8조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핀테크 기업들의 매출이 최근 2년간 10% 넘게 증가했다. 송금·결제 분야에서만 지난 2018년에 비해 지난해 43%(7,673억 원) 증가하였고 보험정보 기술(1,670억 원), 해외송금(305억 원), 크라우드펀딩·P2P금융(237억 원), 보안·인증(153억 원) 순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정부도 서울핀테크랩을 조성하여 맞춤형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사태 지속으로 비대면 금융 서비스의 발전은 비약적이었고, 국내 스타트업들이 더욱 활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그중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핀테크 스타트업 3종을 소개한다.

[트루테크놀로지스 로고, 사진=트루테크놀로지스 홈페이지 캡처]
[사진=트루테크놀로지스 로고, 트루테크놀로지스 홈페이지 캡처]

트루테크놀로지스

트루테크놀로지스는 공매도 전과정을 전산화하여 불법 공매도를 막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팔고,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싼 값에 사들여 시세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는 주가나 기초자산 가격에 거품이 껴있을 때 어느 정도 자산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주식을 빌리지 않고 공매도를 하는 무차입 공매도가 문제다. 무차입 공매도는 주가 낙폭을 키우고 증시 변동성을 확대한다는 이유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지됐다.

기존 공매도 시스템은 무차입 공매도가 행해지기 좋은 환경이었다. 공매도는 유선이나 채팅으로 거래를 확정하고 트레이더가 내용을 시스템에 손으로 직접 입력하여 진행된다. 따라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무차입 공매도를 할 수 있지만, 적발이 쉽지 않았다.

트루테크놀로지스는 국내 최초로 전산화 방식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하는 전자정보처리장치 '트루웹'을 출시해 이같은 시스템의 허점을 보완하고자 나섰다.

지난 6월 30일 트루테크놀로지스는 하나금융투자와 시스템 연동을 통해 국내 처음으로 공매도의 모든 과정을 전산화해 수기거래를 차단하였다. 해당 계약을 통해 양사의 시스템이 연동되어 모든 대차거래 계약 내용은 법령에 따라 보관되며 하나금융투자의 시스템에 자동 입력된다.

트루테크는 계약 금융사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지난 7월 기준 25개의 국내외 대형 금융사들과 계약을 맺었다.

이와 같이 트루테크가 금융사들과 제휴를 확대해 나간다면, 무차입 공매도 방지는 물론이고 거래 속도를 더욱 높여줘 금융 시장의 효율성을 개선할 것이다.

[사진=인포플러스 슬로건, 인포플러스 홈페이지 캡처]
[사진=인포플러스 슬로건, 인포플러스 홈페이지 캡처]

인포플러스

코로나 팬데믹 이전 동남아 국가를 여행할 때면 카드 결제가 가능한 점포를 찾기 어려워 항상 현금 뭉치를 들고 다녀야 했다. 그러나 다음 동남아 여행에서는 미리 환전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도 있다.

세계의 흐름에 발맞춰 베트남도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 개최된 'Banking Vietnam' 세미나에서 베트남 정부는 "2025년까지 현금 사용률 8% 미만 목표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에 더해 세계적 회계법인인 PwC에 따르면, 베트남의 모바일 결제 성장률은 61%로 신흥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고 전하며 베트남의 핀테크 시장 성장 가능성을 조명했다.

[사진=2019 Banking Vietnam 세미나 전경, Kotra]
[사진=2019 Banking Vietnam 세미나 전경, Kotra]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인 인포플러스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인포플러스는 자동화된 금융 서비스를 지원하는 금융 API 전문 기업으로, 베트남 최초의 자동 금융 시스템을 형성했다.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스크래핑 서비스, 대금 수납 전용 가상계좌 서비스, 회계 및 주식 관리 등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방식으로 기업들에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 API는 노트북의 인텔(Intel)처럼 핀테크 가동에 핵심 엔진에 해당한다.

인포플러스는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를 포함해 총 12개 금융사와 API 망을 연계했으며 200개 이상 기업에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인포플러스가 베트남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창업자들의 시장 이해도이다. 김민호·김종우 공동대표는 모두 우리은행 베트남 지점에서 근무했다. 국내 법인 지휘자로 합류한 최광일 본부장 또한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핀테크 사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들은 약 240만 개 베트남 기업을 잠재고객으로 설정하고, 베트남 법인 직원 60명 중 50명을 현지인으로 구성하는 등 현지의 실정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포플러스는 이후 캄보디아, 라오스 등 신흥국 시장 위주로 진출할 계획을 발표하며 동남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금융 자동화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펀드블록 슬로건, 펀드블록 홈페이지 캡처]
[사진=펀드블록 슬로건, 펀드블록 홈페이지 캡처]

펀드블록

상가와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건물 자체의 자산가치는  투자수익률 4~6%대를 기록하며 일반 투자상품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 저금리 정책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시장으로 투자금이 유입되며 자산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소폭 상승 등 정부의 시장 유동성을 잡기 위한 시도로 전반적 금융 시장의 증가세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부동산 투자는 매력적인 상품으로 여겨진다.

기존에는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이 시장을 지배했다면 앞으로는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의 영역이 크게 대두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렇듯 부동산은 매력적인 투자군이지만 일반 투자자에게는 비교적 큰 투자금액에 부담이 된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예측하더라도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소액 부동산 투자가 가능한 플랫폼이 출시되어 주목받고 있다. '펀드블록'은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으로, 부동산을 쪼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펀드블록은 '누구나 건물주가 되는 세상'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부동산을 나눠 판다는 개념으로 소액투자자도 부동산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운영하고 있다.

펀드블록은 펀드매니저, IB 경력의 투자은행 전문가, IBM, 엑센추어, NHN게임즈 출신 개발자 등이 모여 핀(Fin)과 테크(Tech)의 깊이 있는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코리아핀테크위크 2021, 코리아핀테크위크 2021 홈페이지 캡처]
[사진=코리아핀테크위크 2021, 코리아핀테크위크 2021 홈페이지 캡처]

지난 6월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서 29개 핀테크 스타트업이 총 1,337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국내 주요 금융기관이 핀테크 랩을 운영하는 등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들도 날개를 달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금융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 금융업계와 핀테크 기업들의 협업이 더욱 활성화돼야 하며 이에 맞게 정부에서도 금융 규제를 일정 부분 완화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하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핀테크의 핵심은 금융업 및 일상생활의 간편화에 있다. 은행에 가는 수고를 덜기 위해 스마트폰에 은행을 넣었고, 금융기관의 복잡한 데이터를 전산화하여 보관·교류한다.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핀테크 기업은 항상 정보 유출 위험 속에 있다.

해당 기업의 고객으로서 개인 및 기업의 정보가 어떻게 저장되고 보안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항상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 금융 정보 접근이 쉬워진 만큼 개인 간 정보 격차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재테크가 점점 사회인의 기초 역량으로 자리잡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금융 정보는 부의 격차를 더욱 심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핀테크의 발전에 따라 해당 서비스를 정확하고 온전히 활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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