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조각들과 과학적 원리로 건설된 구조물
문화예술이 번영한 카카티야 왕조

[월드투데이 배수민 기자] 유네스코(UNESCO)는 매년 심사를 통해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될 새로운 장소들을 선정한다. 2021년 올해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목록에 추가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 인도 라마파 사원을 알아본다.

라마파 사원 Kakatiya Rudreshwara Temple

라마파 사원으로 잘 알려진 루드레시와라 사원은 인도 텔랑가나주 팔람페트 마을에 있다. 1123년부터 1323년까지 이어진 카카티야 왕조 시대, 통치자 루드라데바와 레찰라 루드라 장군에 의해 지어진 성벽 단지에 시바 신의 주요 신전으로 세워졌다.

라마파 사원은 카카티야 왕조 시대 건설된 저수지인 라마파 체루부(Ramappa Cheruvu) 인근 농경지 가운데 숲이 우거진 지역에 있는 작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이는 사원은 언덕, 숲, 샘, 개울, 호수, 저수지, 농경지 등 자연환경의 필수적인 부분을 형성하도록 건축되어야 한다는 다르마 문헌의 이념과 관행을 따른 것이다. 

뛰어난 예술성과 과학적 구조

사암으로 만들어진 이 사원의 건설은 1213년에 착공해 약 40년 이상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건물은 화강암과 조립현무암을 조각해 장식한 기둥을 특징으로 하며, 예술성이 뛰어난 이 사원의 조각들은 지역의 춤 풍습과 카카티야 왕조의 문화를 잘 보여준다. 

그중 높이가 182cm에 달하는 마다니카 조각상은 일명 '하이힐 조각상'이라고 불린다. 이 조각상은 플랫폼 샌들 형태의 굽 있는 신발을 신고 있다. 당시 인도에서는 진흙탕 위를 걸을 때 발이 편하도록 굽이 있는 '파두카(Paaduka)'라는 신발을 신었다고 한다. 

그리고 독특한 피라미드 형태의 비마나(수평 계단식 탑) 지붕 구조물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일명 '떠다니는 벽돌(floating bricks)'이라고 불리는 구멍이 많은 가벼운 벽돌로 만들어졌다. 이 벽돌은 점토와 나무로 구성되어 밀도가 낮아 사원에 부담이 덜하고 무너질 가능성도 적다.

카카티야 왕조

카카티야 왕조는 12세기에서 14세기 인도 남동부 안드라프라데시의 와랑갈을 중심으로 번영한 왕조이다. 11세기까지 서부 데칸 찰루키아 왕조의 속국의 지위에 있다가 12세기 중엽 찰루키아 왕조의 세력이 쇠퇴하자 독립하였다. 

카카티야의 역대 왕들은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카스트 제도의 하급 계급인 수드라 출신이었기에 인도에 존재했던 다른 국가들에 비해 신분 제도가 그리 엄격하지 않았다. 카카티야 왕조는 관개를 위해 고지대에 약 5,000개의 저수지를 건설해 건조 기후 지역의 개발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티야의 왕들은 예술과 문학 발전에 많은 후원을 했다. 산스크리트어를 장려함으로써 산스크리트 문학을 부흥시켰으며, 인도 북부와 남부 양식을 혼합한 형태의 사원들을 건립했다. 라마파 사원 이외에도 하남콘다에 있는 '1000개의 기둥을 가진 사원(Thousand pillared temple)'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사진=유네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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