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자산가 엡스타인과 범행 의혹
17세 미성년자 인신매매 후 집단 성폭행
'공범' 맥스웰 유죄판결에 왕실 차원의 조치

[사진=왕립 해군 중장직을 박탈당한 앤드루 왕자, AFP/연합뉴스]
[사진=왕립 해군 중장직을 박탈당한 앤드루 왕자, AFP/연합뉴스]

[월드투데이 최도식 기자]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재판 중이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가 군 직함 등을 박탈당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왕실은 공식 성명을 통해 "여왕의 승인과 동의에 따라 앤드루 왕자(요크 공작)의 군 직함과 왕실 후원자 자격 등이 여왕에게 반환됐다"며 "앤드루 왕자는 민간인으로서 재판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앤드루 왕자는 왕립해군 중장직을 박탈당하게 됐으며, '전하(His royal highness)'라는 칭호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그가 왕실에서 담당했던 역할들은 다른 가족들에게 이관된다.

앤드루 왕자는 지난해 8월 미국의 금융자산가 제프리 엡스타인과 미성년자 성폭행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피소됐다. 

엡스타인은 20여 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2019년 7월 미국에서 체포돼 기소됐으며, 한 달 뒤 수감 중이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자살했다.

[사진=제프리 엡스타인, AP/연합뉴스]
[사진=제프리 엡스타인, AP/연합뉴스]

영국왕실과 미국 금융자산가가 연루된 추악한 성범죄를 세상에 알린 여성은 버지니아 주프레로 그는 앤드루 왕자로부터 17세 때 성범죄를 당한 사실을 공개했다. 

주프레는 뉴욕 맨해튼에 있는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자신이 성적 목적으로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앤드루 왕자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구체적으로 길레인 맥스웰의 런던 집과 제프리 엡스타인의 맨해튼 자택에서 범죄가 이뤄졌다고 소장에 기술했다. 

맥스웰은 미국의 엡스타인의 연인으로 지난 1994년부터 2004년까지 4명의 미성년자를 유인해 엡스타인에게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길레인 맥스웰, AFP/연합뉴스]
[사진=길레인 맥스웰, AFP/연합뉴스]

주프레는 "엡스타인과 맥스웰, 앤드루 왕자를 만났을 때 강제로 앤드루 왕자와 성행위를 하도록 했다"라며 "그들의 말에 복종하지 않을 경우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들에게서 명시적이고, 또 묵시적인 위협을 받았다"라며 명백히 강압에 의한 성폭행이었음을 진술했다.

주프레의 주장에 앤드루 왕자는 지난 2019년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주프레를 만난 기억이 없다"라며 주프레를 팔로 감싸 안은 사진에 대해 "조작됐을 수 있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맥스웰이 미성년자 성폭행의 공범으로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앤드루의 범행이 사실이라는 쪽으로 무게가 쏠린 상황이다. 

결국 앤드루 왕자의 모친이자 어린 시절 그를 총애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직접나서 앤드루의 왕실 특권을 박탈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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