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 펀드, 넥슨 지분 5.02% 사들였다
오는 9일 실적발표 앞둔 게임 업체들...주요 관심사는 P2E 게임 시장 진출 구체화

[사진=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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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데이 유효미 기자] 사우디 왕세자가 넥슨에 1조를 베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PIF)가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 주식을 8억8300만달러(약 1조587억원)어치 매입했다.

중동의 오일머니가 한국 게임업체에 1조원을 베팅한 경우는 이번이 최초다. 게임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본 중동 오일머니의 레이더망에 한국 게임 업체가 포착됐다는 분석이다. 

[사진=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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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오일머니 레이더망에 포착된 한국의 '넥슨'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는 일본 증시에서 넥슨 지분 5.02%를 사들여 4대 주주가 됐다. 넥슨 지분 매수는 지난 1월 25~31일 장내에서 이뤄졌으며. 이는 순수하게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전해진다. 넥슨과 사전에 협의한 매입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에 이날 일본 증시에서 넥슨 주가는 3.34% 상승해 시가총액 약 2조900억엔(약 22조원)을 달성했다. 게임업계에선 중동 자금이 한국 게임사에 유입되는 사례는 이례적이라고 설명한다. 그간 중국 업체가 한국 게임사의 개발력과 지식재산권을 노려  투자한 적은 종종 있지만, 중동 펀드의 대규모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PIF는 최근 들어 게임 업체에 꾸준히 눈독을 들여왔다. 지난 2020년 말부터 지금까지 미국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투자해 현재 3790만주 가량 보유하고 있다. PIF는 넥슨 말고도 스트리트파이터(Street fighter)와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 등을 개발한 캡콤(Capcom)의 지분(5.05%)을 3억3200만달러에 매입했다. 캡콤 또한 일본 증시에서 주가가 3% 올랐다. 

사살만 왕세자는 e스포츠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PIF는 글로벌 e스포츠 게임단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기도 했다. 

한편 사우디가 게임 산업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하는 이유는, 투자 수익을 통해 석유 에너지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함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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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발표 시즌 돌입한 게임업계, P2E가 주요 화두

게임업계가 실적발표 시즌에 돌입한다. 다만 실적보다 산업계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블록체인 기반 플레이투언(P2E) 게임과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구체화가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P2E 게임은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의미로 사용자가 게임에서 획득한 재화 및 아이템을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즉, P2E 게임은 게임의 아이템 등에 대한 소유권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사용자에게 소유권을 부여하기에 사용자는 게임을 즐기는 동시에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주요 게임 업체의 실적발표는 주로 오는 9일에 예정돼있다. 카카오게임즈, NHN, 넷마블, 네오위즈, 위메이드 등 5곳이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주요 기업의 4분기 실적은 대체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사진=마이크로소프트]

한국 게임업계의 P2E 시장 진출 여부는?

엔씨소프트는 실적보다 P2E 게임 시장 진출 계획 구체화가 주된 화제이다. 증권가 역시 P2E 게임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 공개를 바라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1분기 예정인 쇼케이스 행사가 단순히 신작 몇 개를 공개하는 자리가 아니라 P2E 게임 사업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도 공개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다른 기업들 역시 P2E 게임 시장 진출 구체화가 이목을 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프렌즈게임즈를 통해 본격적인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나섰지만 P2E 시장 진출 여부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프렌즈게임즈는 NFT(대체불가토큰)가 적용된 블록체인 서비스 '투데이이즈'를 지난 3일 공개하고 로드맵과 파트너사도 소개하는 등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1월 3분기 실적발표 당시 프렌즈게임즈가 스포츠, 게임, 메타버스에 특화된 NFT 거래소를 개발 중이라고 밝혀 P2E 시장 진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받는다.

또 블록체인 게임에 다소 신중했던 크래프톤도 최근 인력 충원에 나섰다. 또크래프톤은 올해 NFT와 웹 3.0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현재 글로벌 게임업계는 M&A의 열기로 요동치고 있다. 수십, 수백억 달러의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는 사례가 잇달아 나왔다. 지난 1월 인수가액을 모두 합치면 850억 달러로, 한화로 102조5185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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