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의 영공에 NFZ 도입 결정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월드투데이 진세리기자]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는 러시아 침공 이후 서방에 요구해온 게 비행금지 구역 설정이라고 전했다.  

반면 서방은 한결같이 난색을 보인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기 지원 역시 거절 당했다. 

침공 21일째인 16일 현재까지 이를 둘러싼 공방이 되풀이되는 이유와 서방이 끝내 주저하는 배경을 끝내 문답으로 전했다.

비행금지구역은  어떤 국가나 지역의 영공에서 항공기 운항을 금지한 구역을 의미한다. 영어로 'no-fly zone', 약자로 'NFZ'이다. 주로 군사적 목적으로 설정되면서 적의 전투기 사전에 진입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NFZ를 설정한 당사자는 해당 영공에 들어와 NFZ를 침범한 어떤 항공기라도 격추하겠다는 목적으로 간주됐다. 

민간인 보호와 충돌 억제 등의 해결책으로 쓰이는데 해당 구역에서 지속적인 순찰, 초계 비행을 실시해야 비용 부담이 생겼다고 전했다. 

걸프전이 발발한 1991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 프랑스, 영국이 이라크 영공에 NFZ를 설정한 바 있다. 당시 사담 후세인 정권의 공습을 막겠다는 이유를 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1993∼1995년 내전이 발발한 보스니아에 NFZ를 설정했고, 2011년 내전이 시작된 리비아에도 NFZ를 도입했다. 

우크라이나 영공 전역을 NFZ로 설정한다는 것은 러시아 공군이 우크라이나 영공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뜻이다. 다만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로 자국 전투기나 드론을 띄울 수 없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 민간인은 이전보다는 안전하게 대피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러시아가 전투기 폭격이 아닌 중장거리 미사일로도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폭격을 하는 이유로 NFZ가 실효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 영공에 NFZ를 도입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영공에 NFZ를 도입한다는 사실은 이를 위반한 러시아 항공기를 격추하도록 자국 전투기를 준비시킨다는 의미인데, 이는 사실상 직접 참전하는 방식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리가 만약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결국 유럽의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공에 NFZ를 설정하려는 나라는 무력 충돌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외교·국방 전문가들이 지난주 나토에 촉구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대피 경로를 공습에서 보호하자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렇게 해도 러시아와 충돌 위험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반대했다. 미 정치권에서도 거센 찬반 논란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여전히 NFZ 설정 자체를 거부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NFZ를 설정한다는 것은 이를 침공한 러시아 비행기를 우리가 격추해야 한다는 의미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국이 NFZ에 대해 일찍 선을 그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안심하고 더 잔혹한 행위를 할 수 있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은 "푸틴에게 신호를 보내면 안 된다"며 "아무것도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지금까지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모두 공군력에 크게 의지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장거리 미사일 등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우크라이나도 지상 포격과 방공망으로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 야보리우의 군사 시설을 폭격했을 때도 장거리 폭격기가 자국 영공에서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미 당국자는 주목한 바 있다.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영공에 NFZ를 설정한다고 해도 이런 공격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역시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미국과 나토의 우려가 생겨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할 경우 전쟁 개입으로 간주해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폴란드가 자국의 미그-29기를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미국으로선 이를 받아들이면 전쟁에 직접 개입한 것이 되기에 거부했다. 

폴란드가 굳이 미국을 통해 전투기를 지원하려 하는 것도 자국이 전쟁에 말려들고 싶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전쟁이 자국까지 확전되는 상황을 대표적으로 경계했다. 

한편,  옛소련 국가였던 우크라이나의 전투기 조종사들이 별도의 훈련 없이 바로 몰 수 있기 때문이 주된 이유다. 폴란드가 이를 우크라이나에 넘기면 부족분을 미국산 전투기로 채우는 아이디어가 한때 주목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적인 목소리가 큰 것으로 전해졌지만, 미그-29기는 구형 전투기여서 러시아의 신형 전투기에 질적으로 열세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현재 보유 중인 전투기도 100%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1991년 옛 소련 붕괴로 독립했을 때만해도 우크라이나의 공군력은 유럽에서 손꼽힐 정도로 강했지만 이후 정치권의 부패와 혼란으로 이를 유지·강화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생겨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