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쑨춘란 부총리 /베이징 신화, 연합뉴스
사진=쑨춘란 부총리 /베이징 신화, 연합뉴스

[월드투데이 박무빈 기자] 중국 방역 사령탑의 발언에서 돌연 '제로 코로나'가 사라져 중국이 '제로 코로나'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에 점점 더 무게가 실린다. 

그간 감염자 수를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며 감염자가 1명만 나와도 대규모 주거단지 전체를 봉쇄하는 가혹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오던 중국이 민심이 폭발하자 하루아침에 "오미크론의 병원성이 약하다"는 '선전전'을 하며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2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의 방역 정책을 총괄하는 쑨춘란 부총리는 전날 방역 최전선 전문가 8명과의 좌담회에서 "3년 가까이 전염병과의 싸움을 중국의 의료·건강·질병 통제 시스템이 견뎌냈고 우리는 효과적인 진단·치료 기술과 약물, 특히 중의학을 보유하고 있다. 또 백신 2차 접종률이 90% 이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약해지고 있어 예방·통제 조치를 더욱 최적화하고 개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예방·통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최적화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쑨 부총리는 앞서 지난달 30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좌담회에서도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병원성 약화, 백신 접종 확대, 예방 통제 경험 축적에 따라 전염병 예방 및 통제는 새로운 정세와 임무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예방 통제 정책은 지속해서 최적화되고 전체 인구, 특히 노인 예방접종을 강화하고 치료제와 의료 자원 준비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보는 "쑨 부총리가 이틀 연속 '오미크론의 병원성 약화'를 언급한 반면, 두 좌담회에서 모두 '제로 코로나'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사진=뉴욕서 열린 중국 제로코로나 반대 시위/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뉴욕서 열린 중국 제로코로나 반대 시위/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고위 관리가 오미크론의 병원성 약화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간 중국은 거대 인구 탓에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많은 사망자를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했다. 

지난달 25∼27일 중국 곳곳에서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벌어진 직후 갑자기 일어난 주목할만한 변화다. 

급기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단독'이라는 타이틀까지 붙여 "중국 과학자들은 오미크론의 병원성이 이전 코로나바이러스와 비교해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했음을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는 우리가 오미크론에 겁먹지 말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며 "오리지널 바이러스에 비해 오미크론이 보통 사람에게 야기하는 피해는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썼다. 

이런 관영 매체의 보도는 '제로 코로나' 항의 시위 직후 지난달 29일 중국 국무원 코로나19 합동 방역 통제기구가 고령층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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