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이하경 기자] 랑방의 전성기를 이끈 디자이너 엘바즈가 코로나 19로 사망한 소식이 전해지며 패션 업계에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랑방'의 역사에 대해 알아본 1편에 이어 랑방을 일으켰던 디자이너 엘바즈에 대해 알아본다.
랑방의 전성기를 이끈 알버 엘바즈(Alber Elbaz)

커다란 뿔테 안경과 나비넥타이로 상징되는 그는 랑방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로 유명하다. 2001년 랑방으로 옮긴 그는 우아하면서 여성스러운 실크 칵테일 드레스를 디자인해 큰 주목을 받았다. 해당 드레스는 내털리 포트먼, 케이트 블란쳇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이 즐겨 입으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수많은 디자이너 중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은 극소수다. 랑방의 수석 디자이너 알버 엘바즈는 타고난 스타성은 부족했으나 오랜 세월 내공을 쌓아온 인물이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랑방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알버 엘바즈를 지목했을 때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 후 랑방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알버 엘바즈를 빼고는 도저히 논할 수 없게 되었다.
엘바즈는 이스라엘 출신으로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을 공부했다. 1987년 뉴욕으로 건너와 의류 제조에서 일하며 침체기를 겪고 있던 기라로쉬(Guylaroche)와 이브 생로랑Yves Saint Laurent)을 일으키는 놀라운 성과를 얻어내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이후 이브 생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톰 포드에게 해고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특기인 천으로 모양을 잡는 테일러링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는다. 덕분에 2001년 랑방의 수석 디자이너라는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잡을 수 있었다.




그는 2001년부터 2015년까지 랑방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으며 침체되었던 랑방 브랜드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의 손길로 랑방은 모던하고 세련되며 우아한 기품을 가지고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그러나, 2015년 회장 쇼 란 왕과 의 갈등으로 엘바즈가 랑방을 떠나면서 브랜드는 큰 타격을 받게된다. 그의 자리는 2016년부터 Bouchra Jarrar가 대체했는데, 평이 좋지 않았고 2016년 매출은 전년도보다 23% 감소했으며, 순손실만 1,830만 유로(235억 원)에 달했다. 2017년 매출은 2016년보다 30%나 감소하였다.

랑방을 떠난 후 엘바즈는 2019년 자신의 이름을 건 AZ펙토리 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한다. 이후 코로나19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꾸준히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사랑받았다.

카르티에, IWC, 몽블랑과 같은 명품 기업을 거느린 스위스 그룹 리치몬트 회장 요한 루퍼트는 "업계에서 가장 총명하고 가장 사랑받는 인물"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그는 "알버의 총명함, 감수성, 관대함, 제약 없는 창의성에 언제나 사로잡혔다"며 "그는 남다른 온기와 재능, 독특한 시야와 미적 감각, 공감 능력으로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겼다"고 기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