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6.29- 2021.8.22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전시 개최
1층 전시실 1 화~금 10:00-20:00 ,주말·공휴일 19:00까지 무료 관람
매주 월요일 휴관

[월드 투데이 장연서 기자] 6월 29일부터 8월 22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새로운 전시가 열린다. 전시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에'는 미술 제도, 사회적 개입과 무관하게 오직 내면에 몰입, 자신만의 독창적인 창작을 지속해 온 발달장애 작가 16인, 정신장애 작가 6인의 예술 세계를 소개한다.
길에서 나누어주는 공짜 노트나 값싼 연습장, 이면지는 이들 작가의 독창적인 세계가 처음 시작된 공간이자 그 세계가 무한히 변주되며 지속되는 주요한 창작 공간이다. 비싸고 고급스러운 미술 재료가 아닌 작고 소박한 노트 속에서 작가들은 자유롭고 솔직하게 자신의 세계를 펼치기에 작가 특성이 오롯이 반영되어 있다.
이들 노트가 창작물로 인식되기 전에는 쓸모없고 의미 없는 낙서, 병이나 장애의 증상으로 여겨 방치되곤 했다. 버려지는 노트, 방에 쌓인 노트와 무수한 종잇장 속엔 이들이 몰입한 기나긴 시간과 삶이 들어 있다.
본 전시에서 궁극적으로 조명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삶이다. 너무 작고 연약해 때론 버려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이어지는 창작과 삶,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한계를 초월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속되는 또 다른 삶과 그 가능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너무나 길고 너무나 조그만 것은 우리의 삶이기도 하다. 전시장 곳곳에 울리는 작가들의 목소리는 바로 그 사실을 끊임없이 말하고 있다.
◇ 관람 포인트
아주 작은데, 끝없이 긴 길이 있다.
너무 연약해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 같은데, 끈질기게 이어지는 길이다.
작은 종이를 연결해 '여럿이서 함께 덮을 만큼 커다란 이불 같은 지도'를 만드는 작가에게 누군가 "길이 왜 다 구불거려요?"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이에요."
이 담담한 한마디 말에 본 전시가 조명하고자 하는 창작과 삶, 그 전부가 들어 있다.
◇ 전시 카테고리
드로잉, 회화, 모자이크, 콜라주, 텍스트, 도예 등 다양한 예술적 형식으로 표현된 22개의 창작세계는 그 내용과 속성에 따라 다섯 가지 큰 맥락과 세 가지 세부 맥락으로 분류되고, 이 크고 작은 맥락을 따라 전시는 유기적으로 흘러간다.
산책, 그림자, 지하철 노선도 등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일상적 소재와 노트, 연습장, 이면지 등 흔하고 일상적인 재료로부터 놀라운 독창성을 끌어내는 창작의 풍경을 볼 수 있고, 가상의 생명체나 캐릭터를 창조하고 그들이 활동하는 세계 구현에 몰입하는 창작의 유형을 살펴볼 수 있다.
기원과 바람이 창작의 중요한 원동력이자 기원하고 바라는 과정 자체가 창작이기도 한 작품군에서는 주로 자신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는 이미지 또는 텍스트를 세밀하게 변주하며 무한히 반복하는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TV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등 대중문화의 요소를 흥미롭게 해석하고 적극적으로 차용하는 창작세계 역시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얼굴과 기억', '색면추상', '픽셀'이라는 좀 더 세부적인 주제로 연결되는 작품에 이어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소개된 이 모든 창작세계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노트 작업을 만날 수 있다.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에'는 순수한 자기 몰두의 창작과 그 존재 방식에 관한 사회의 관습적인 시선에 질문을 던지며, '자신 안에 갇혀 외부 세계와 단절된' 것이 아니라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열려 있는' 상태로 시선의 방향을 달리해 볼 것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이들의 예술이 '아웃사이더 아트', '에이블 아트', '장애예술' 등 어떤 것이라고 정의 내리기보다는 작가들이 긴 시간 홀로 대체 무엇을 표현하고 있으며 무엇을 발언하고 있는지 충분히 보고 들어보길 바란다.
관람은 사전 예약과 현장 접수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무료 관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