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생존자 '아직도 비명 소리 들려'
26년 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다시금 회자
[월드투데이 신하은 기자]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에서 12층 아파트가 붕괴했다.
이날 새벽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 일부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려 건물 전체 136가구 중 55가구가 파괴됐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사망자 20명, 실종자는 128명으로 확인됐다.
1981년 완공, 40년 된 타워 사우스 아파트

1981년 완공, 40년 타워 사우스 아파트가 이전에도 위험 신호가 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USA투데이는 타워 1990년대부터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 바 있다.
플로리다국제대학교 지구환경대학의 시몬 브도빈스키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이 아파트가 1990년대에 연간 2㎜씩 침하했다'며 '통상 건물이 이 정도 속도로 가라앉을 경우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15년에는 이 아파트 외벽에 금이 가는 등 관리가 부실하다며 소유주가 관리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건 일도 있었다.
소유주는 이전에도 같은 내용으로 소송을 걸었는데, 그때는 관리업체가 손해배상금을 물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아파트 주민 "옆 건물 공사로 흔들림 느껴"
한편 30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아파트 주민들이 2년 반 전부터 옆 건물 공사로 인한 불안감을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2019년 1월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에 살던 여성 마라 슈엘라는 플로리다의 한 건물 담당 공무원에게 "우리는 바로 옆의 공사가 너무 가까워서 걱정스럽다"고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옆 건물 공사에 쓰였던 장비 사진 등을 첨부하고 "근로자들이 우리 건물과 너무 가까이 파헤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건물의 구조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메일을 보낸 지 불과 28분 만에 슈엘라는 공무원으로부터 "우리가 점검할 것이 없다"는 내용의 답장을 받았다.

아울러 사고 아파트 주변 건물 '챔플레인 타워 이스트'의 거주자 마르타 카스트로도 이웃 주민들로부터 신축 공사에 대한 불만을 들었다고 CNN에 밝혔다.
카스트로는 "이웃 사람들은 흔들림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항의하고 불만을 표출했지만 변한 게 없었다"고 말했다.
또 서프사이드 당국의 한 관계자는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거주자들이 공사가 진행될 때마다 건물이 흔들렸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주민들이 우려를 제기한 건물은 18층짜리 '87파크'라는 초호화 건물로 남자 프로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가 한때 구입하는 등 부유층 사이에 고가로 거래된 바 있다. 해당 건물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건축공사가 진행됐다.
현재 아파트 붕괴의 원인과 관련해 87파크 공사가 서프사이드 아파트 붕괴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주민 서명 완료... 보수 공사 직전에 벌어진 참사
이러한 탓에 불안함을 진작부터 호소한 주민들은 대규모 보수 작업을 착수하기 직전에 변을 당한 것이었다.
지난 4월 9일 아파트 주민위원회 위원장 워드니키는 소유주들에게 주택 보수를 위해 보낸 서한에서 건물 상태가 2018년 점검 때보다 더 나빠졌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서한에는 '콘크리트 악화가 가속하고 있다'. '그 손상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 서한은 보수 비용이 애초 견적을 받은 비용보다 900만 달러 많은 1천500만 달러에 달했기 때문에 주민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유주들은 아파트 크기에 따라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한 이후 소유자들은 보수 비용에 승인했지만 경쟁 입찰 등으로 인해 지체된 상황이었고 결과적으로 최종 점검 3년 만에 훨씬 비싼 비용으로 보수에 나섰지만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참사가 벌어진 것.

붕괴 원인은?
붕괴 전 주민으로부터 누수나 침수가 잦아 물이 참사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때때로 지하 주차장 바닥 전체에 30-60cm의 물이 차기도 했고 바닷물이 건물 기초에 스며들어 펌프를 이용해 퍼내곤 했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실제로 일부 목격자들은 건물 붕괴 직전 주차장이 침수된 것을 봤다고 밝히기도 했다.
외신들은 이번 붕괴사고가 3년 전부터 예고된 일이라고 지적한다.
AFP 통신,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구조공학 기업인 '모라비토 컨설턴트'는 2018년 점검 보고서에서 아파트 수영장 상판 아래 방수제에 하자가 있고 그 밑 콘크리트 슬래브에 중대한 구조적 손상이 생겼다면서 교체 필요성을 제기했다.
NYT는 여러 전문가 견해를 토대로 설계 오류, 건물이 지어질 당시의 허술한 규제 등 원인 외에도 붕괴를 촉발한 계기가 존재하며, 이번 사건에서는 건물 하부 결함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아파트의 붕괴 원인은 현재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이미 플로리다 해변 지역 중 여러 곳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약해진 지반과 건물 내부의 침식 등을 들고 있다.

미국 아파트 붕괴 생존자들 '비명 아직 들린다'
아파트의 붕괴 사고의 생존자인 62세 여성 수사나 알바레즈는 1일(현지시간) 미국 AP 통신을 통해 당시의 절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번에 참사를 맞은 아파트 10층에 살고 있었던 알바레즈는 밤에 아파트가 붕괴했을 때 잠옷을 입은 채 휴대전화만 챙겨 건물을 급하게 빠져나왔다.
겨우 목숨을 건졌지만 재산을 잃은 허탈감과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해 침대가 아니라 의자에서 자고 있다며 함께 전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가브리엘 니르는 사고 당시 1층에서 어머니, 15세 여동생과 함께 간신히 탈출했다.
니르 가족은 불과 6개월 전 이 아파트로 이사했으며 니르는 직장을 얻고 의과대학을 다닐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집을 잃고 근처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 차 등 재산도 다시 찾기 어렵게 됐다. 니르는 "가족과 함께 도망쳐 살 수 있었던 점이 그저 감사하다"고 말했다.
26년 전, 삼풍백화점 사건 회자 '더 이상 있어서는 안돼'
미국의 안타까운 참사 소식에 국내의 반응으로 26년 전 서울특별시 서초구에서 벌어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1995년 지하 4층, 지상 5층 규모로 삼풍건설에 의해 지어진 삼풍백화점은 오후 5시 52분경 부실공사 등의 원인으로 갑작스럽게 붕괴되었다.
이 사고로 1천여명 이상의 조업원과 고객들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했고, 건물 소유주였던 이준 회장은 7년 6개월 징역을 선고받았다.
한편, 지난달 10일,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예능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시즌2'에서 '핑크빛 욕망의 몰락 :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편이 전파를 타면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건물이 붕괴하기 불과 몇 시간 전, 붕괴의 조짐을 알리는 사인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아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 것.
이에 미국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사건을 보며 부실공사로 인한 참변이 또 발생하지 않도록 오래된 건물을 중심으로 보다 철저한 진단과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엄격한 설계 기준을 강화하며 선제적으로 예방해야 하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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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 美] 고요한 새벽, 한순간에 무너진 12층 아파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