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탈레반 집권기(1996~2001년)의 인권침해
정권 탈환 후의 '여성의 권리' 변화?

[월드투데이 노예진 기자] 지난 15일 수도 카불(Kabul)을 장악하고 '이슬람 수장국'(Islamic Emirate of Afganistan) 재건을 선포하며 20년 만의 재집권하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부터 인권침해에 대해 알아본다.

'종교적인 학생'...탈레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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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현지어로 '종교적인 학생', '이슬람의 신학생' 등을 뜻하며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이다. 1994년 남부 칸다하르를 중심으로 시작된 탈레반 운동을 모태로 결성됐다. 이후 1996년 무슬림 반군 조직 무자헤딘 연합체로 구성된 라바니 정부까지 무너뜨리며 집권했고 2001년 미국 침공으로 정권을 잃었다. 그러나 지난 6월경부터 아프가니스탄 일대에서 일어난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탈레반이 최종 승리하게 되면서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집권 세력이다.

대체적으로 파슈툰족이 상당수를 차지하며 이슬람 이전부터 있어왔던 파슈툰족 전통 교리인 파슈툰왈리와 자기들이 해석한 이슬람 율법을 사상적 기반으로 삼는다. 초기에는 비교적 상식적인 이슬람 율법 적용과 엄정한 규율을 따라 오랜 전쟁과 기존 정부의 무능에 지친 아프가니스탄인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아 성장하였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국토 상당 지역을 점령하면서 빠르게 변해가더니 반인륜적 집단으로 돌변하게 되었다.

탈레반 집권기(1996~2001년)의 인권침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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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탈레반이 카불(Kabul)을 지배한 1996년부터 수니파 이슬람 이외의 모든 종교를 탄압하고 모든 언론과 방송이 중단됐다. TV와 라디오는 오로지 한 채널로 24시간 쿠란만 방송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았으며 모든 대중매체, 타 종교, 대중문화, 가치관, 인권, 복식 등 모든 자유를 모조리 금지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구타 및 구금, 사형을 당했다.

여성의 근로권, 복장 자유권 등 모든 기본적 권리를 박탈하고 의료, 교육, 법률의 권리도 빼앗았다. 여성이 재판을 받으려면 여성 변호사만을 선임할 수 있지만, 여성에 대한 교육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여성 변호사가 있을 수 없다. 또한 여성의 몸은 여성만이 진료할 수 있는데 여성 의사가 있을 수 없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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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 자유권에 있어서는 부르카를 강제로 입게 하고, 입지 않으면 사형시킨 것도 모자라 여성 혼자 밖에 나가는 것조차 금지했다. 남자 가족과 동행하지 않고 혼자 돌아다니는 여성은 길거리에서 구타하는 것이 일상적이었다. 남자들에게도 아프간 이슬람식 전통 복장과 터번을 강요했으며 수염을 기르게 했다. 턱 밑으로 주먹 한 줌 정도는 긴 수염이 되어야 처벌을 면했고, 면도하는 이들은 공개처형의 대상이 되었다.

부르카를 쓰는 근거인 샤리아 율법에 따라 여성은 머리카락과 가슴까지 가리는 천을 써서 남편과 가족, 어린아이, 자신의 하녀 이외에는 상대방을 유혹할 만한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안 된다. 또한, 여성의 노출을 죄악으로 여기기 때문에 타이트한 옷을 입는 것도 금기다.

부르카란 머리부터 발 끝까지를 천으로 감는, 이슬람의 여성 복장 중에서도 가장 성적 폐쇄적인 복장이다. 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용되며 히잡과는 달리 종교적인 근거가 없는 복식이다.

정권 탈환 후의 '여성의 권리' 변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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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탈레반 대변인 수하일 샤힌은 여성들에게 부르카 대신 히잡을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레반 치하에서도 여성이 대학을 포함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 등은 탈레반이 점령지에서 여성들에게 외출 시 몸 전체를 가리는 부르카 착용을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이 한 점령지에서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대원들과 강제로 결혼시킬 12∼45세 미혼 여성 및 남편을 잃은 여성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카불에 남은 '자유유럽방송' 소속의 한 기자는 트위터에 "아프간 언론도 탈레반화되고 있다"라면서 "대부분 방송이 오늘 아침부터 여성 아나운서를 출연시키지 않고 음악을 틀지 않는다"라고 남겼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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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프간 방송에선 뉴스와 드라마가 사라지고 광고 없는 종교 프로그램만 방영된다고 한다. 카불 상점가에선 여성이 모델인 광고사진을 떼어내거나 페인트로 덧칠해 가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처럼 탈레반이 여성들을 대하는 방식에 실제로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히더 바 아시아 여성인권 담당 수석 연구원은 미국의 소리(VOA)에 "인권 우려가 상당하다"며 "탈레반이 승리감에 취해 억압적 행태가 점점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의 카불 점령 이후 거리에서 여성들이 모습을 감추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탈레반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여성들이 급하게 부르카를 구하고 있으며 부르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는 전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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