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올드', 탄탄한 기획력과 섬세한 연출이 곁들여진 타임 호러 스릴러
보이지 않는 섬뜩함으로 승부한다, '올드'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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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압도적인 자연 경관 속 필연적인 두려움이 다가온다. 영화 '올드'이다. 

사람은 누구나 성장하며 쇠퇴하며 죽음을 맞이하는 노화의 과정을 거친다. 영화 '올드'는 이러한 인간의 모든 생애를 단 하루 만에 보여준다. 

'올드(M. 나이트 샤말란)'는 여름휴가를 맞이해 한적한 휴양지를 찾은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리조트, 그들의 즐거운 여름휴가는 이미 보장된 듯하다. 리조트에서 아침을 맞이한 그들은 추천받은 사유지 해변으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상상치도 못한 시련을 맞이한다.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아침에는 아이, 오후에는 어른, 저녁에는 노인.

죽음은 시간의 문제다'

장르를 구분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서스펜스와 인간의 심리를 파고드는 예리한 여운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또 다른 독창적 스토리로 돌아왔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시간으로부터 도망치는 데에 쏟는다. 그리고 시간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심지어 시간이 앞으로 움직인다는 걸 모른 체하기도 한다"며 "그래서 나는 영화 한 편 전체를 인간과 시간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데에 쓴다면 아주 멋지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타임 호러 스릴러 '올드'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올드'는 미친 속도로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기이한 해변이라는 흥미로운 콘셉트로 이미 국내 개봉 전부터 많은 영화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작품이다.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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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감을 조성하는 소재로서 '죽음'은 지겹도록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소재이다. 그중에서도 인간에겐 필연적인 노화와 죽음을 그리는 서사는 작품 자체에 대한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대표적인 노화 영화로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자주 언급된다. 물론 이 영화의 경우에는 장르 자체가 판타지이지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과 노화의 과정을 역행했다는 사실만으로 굉장한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예측할 수 없는 미스터리와 긴장감은 유지하되, 인물들에게 닥친 죽음의 위협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자극한다. 그래서 러닝타임 내내 쏟아지는 각 캐릭터들의 의혹에 집중하고 풀고 싶게 만든다.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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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히는 연출력, 살아 있는 디테일!

N차 관람은 필수

소재도 훌륭하지만, 미스터리한 해변의 숨 막힐 듯 아름다웠던 공간도 한몫했다. 압도적인 자연경관에 감탄도 잠시, 순식간에 공포가 가득한 곳으로 변하는 독특한 분위기의 해변은 아름다움과 공포가 공존하는 흥미로운 콘셉트를 구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실제로 이번 프로덕션을 위하여 제작진은 해변에 실존하는 암벽과의 연결성을 위해 석고 반죽, 비계, 발포 고무, 페인트, 그리고 모래를 이용해 거대한 암벽을 만들었다. 또한 기존의 암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나로 합쳐 높이 10m, 너비 274m의 거대 암벽을 구축해냈다.

제작진의 이러한 열정을 외면이라도 하듯, 시시각각 변하는 햇살과 파도로 인해 제작진들은 촌각을 다투며 촬영에 임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허리케인으로 암벽이 모두 쓸려 내려가 거대 암벽 세트를 처음부터 다시 제작해야만 했다는 비하인드스토리가 전해지고 있다.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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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함과 미묘함의 균형으로 완성된 극강의 두려움을 표현하기 위해 의상과 메이크업으로 30분에 1년씩 나이 들기 시작하는 각 캐릭터들의 모습을 완벽히 구현했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서서히 늙어가는 배우들의 얼굴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얼굴에 주름 하나하나를 미묘하게 표현한 예술과 같은 메이크업은 각 장면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올드'만을 위한 '나이 시간표'인 셈이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섬세함은 외적 노화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작품 속 캐릭터들은 성장 혹은 노화의 과정을 겪으면서 신체적 변화뿐만 아니라 인지적, 정신적 변화를 겸하여 성장·노화된다. 속도감은 다르지만, 한 인간의 인생을 비교적 자세히 들여다본 것이다.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감독의 의도대로 영화'올드'는 인간과 시간의 관계를 교묘하게 그려냈다. 특히 이 작품은 N차 관람에도 큰 의미가 있다. 작품 초반에 나오는 여러가지 복선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탄탄했지만 아쉬움은 존재했다. 다소 많은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캐릭터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발견됐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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