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 1991년 시작된 남미공동시장, 메르코수르
'자유무역주의' 2011년 출범 태평양동맹
[월드투데이 전유진 기자] 국가들은 상호 성장을 위해 지리적으로 인접한 다른 국가와 통상적인 외교관계를 넘는 동맹을 맺기도 한다. 라틴아메리카 역시 이러한 움직임이 활발한 대륙 중의 하나이다. 남미 시장을 두고 경쟁을 펼친 두 국제 협력체인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과 태평양동맹을 소개한다.
![[사진=unsplash]](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580_207683_3658.jpg)
◆ 지역주의
지역주의란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에서 정치적, 경제적 협력을 통해 특수한 관계를 맺는 것을 가리킨다.
지역주의는 지역협력과 지역통합으로 나뉠 수 있다.
지역 협력은 경제, 정치 등 분야에서 상호 지원과 공약 및 국내의 제도를 조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국제기구에서 공통된 입장을 체결하려고 노력하거나 국제관계에서 공동 행동을 시도한다는 의미다. 즉 제도, 관세 등 국가 간 상호작용의 장애를 제거하지만, 새로운 국제적 지위가 부여되지는 않는다.
지역통합은 그보다 더 한 단계 나아간다. 2개 이상의 국가가 하나의 정치적, 경제적 단일체로 합쳐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이 과정에서 참여 국가들은 주권 일부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주권을 포기하기도 한다. 지역통합의 예시로는 EU가 존재한다.
![라틴아메리카 [사진=unsplash]](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580_207682_3657.jpg)
◆ 라틴아메리카의 지역 협력
라틴아메리카는 지역 협력이 활발하다. 각종 기구 및 동맹이 탄생하며 경쟁한다.
특히나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자국의 세력 공고화와 지역협력이 상반되기도 하며 역동적인 모양새를 보여줬다.
최근까지는 메르코수르와 태평양동맹으로 나뉘어 다른 기조를 보이며 경쟁해왔다. 이에 메르코수르와 태평양동맹을 살피며 각각을 비교해본다.
메르코수르
![메르코수르 로고 [사진=메르코수르 공식홈페이지]](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580_207690_373.jpg)
◆ 메르코수르 출범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미 4개국이 1995년 1월 1일부터 무역장벽을 전면 철폐함에 따라 출범한 남미공동시장을 말한다.
당시1991년 아순시온 협약 체결 이후 1995년까지 공동시장 완성을 목표로 했다.
영문 정식 명칭은 Southern Common Market이며, 메르코수르는 이 명칭의 스페인어 약어다. 사무국은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에 소재해 있다.
추후 베네수엘라가 가입하여 회원국 수는 5개가 되었다.
◆ 메르코수르의 규모
메르코수르는 남미 전체 면적의 62%, 인구의 70%, GDP의 80%(약 2조8000억달러)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정확히 인구 2억 7,000만 명, GDP 3조 3,000억 달러, 면적 1,270만 km2이다. 규모가 큰 만큼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평가받는다.
메르코수르는 역외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대외공동관세(TEC)를 부과하고 있다.
◆ 표방 가치
메르코수르는 국제사회에서 가장 단기간에 관세동맹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고 평가받는다.또한 물류, 인력, 자본을 자유롭게 교환하도록 촉구하며 회원국과 준회원국 사이의 정치와 경제를 통합 및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남미 회원국간의 EU형 공동 시장 창설하고 경제공동체를 넘어 EU형 정치 통합도 추진하고자 했다.
메르코수르는1995년 이후 모든 관세를 철폐하면서 단순한 경제블록을 넘어 유럽연합(EU)과 같은 통합체제를 지향하고 있다.
메르코수르 창설 당시 회원국 간 역내 교역액은 연간 70억달러 수준이었으나 1995년에는 158억 달러로 급증했다.
![큰 시장을 자랑하는 메르코수르[사진=메르코수르 공식홈페이지]](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580_207693_374.jpg)
◆ 대외공동관세제도
남미공동시장은 비회원국들에 대한 대외공동관세(TEC)제도를 채택하며 경제통합의 단계가운데 관세동맹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대외공동관세는 최고 20%까지 11단계로 나누어 적용되며 회원국의 경제사정에 따라 일부 예외품목 규정을 두고 있다.
◆ 전성기 메르코수르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와 브라질의 룰라, 아르헨티나의 키르츠네르의 집권기는 메르코수르의 전성기였다. 이때 메르코수르는 볼리비아, 에콰도르를 회원으로 초청하여 규모를 키우려 했다. 중남미 횡단 송유관 건설, 에너지 공동 개발, 남미은행 창설 등 다양한 프로젝트도 제안했다.
그러나 미국과 점점 대립하면서 역내 중심의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해지기 시작했다.
◆ 메르코수르의 변화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하여 출범한 메르코수르는 각 나라에서 좌파 정권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보호무역과 자립주의로 그 성향이 바뀌었다.
경제 협력보다는 정치적 동료애를 우선시하면서 정작 경제적 경쟁력을 잃어간 것이다.
◆ 위기의 메르코수르
특히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라틴아메리카 경제가 무너지고,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의 죽음으로 메르코수르는 2014년부터 위기를 맞이하기 시작한다.
양적완화정책을 거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테이퍼링(Tapering) 정책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브라질에서 외화가 급격히 빠져나가 환율이 급등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심각한 외화 부족으로 디폴트를 걱정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2014년 당시 메르코수르의 중심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3국의 2014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각각 1.0%, 0.9%, 1.9%로 중남미 평균에도 못 미쳤다.

◆ 삐걱거리는 베네수엘라
회원국은 2012년 7월 31일 베네수엘라의 정식 가입 승인이 나면서 5개국으로 늘었으나, 2017년 7월 5일 다시 베네수엘라의 회원 자격이 정지됐다.
메르코수르 정회원 4개국 외교장관은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가 다시 복구될 때까지 회원 자격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는 2012년 가입하며 4년 안에 정회원국 요건을 갖추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메르코수르가 좌파 정권의 정치 집단화로 변질되고 보호주의 강화로 경쟁력을 잃어 가는 사이, 중남미의 또 다른 핵심 축인 멕시코를 중심으로 한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이라는 보다 진보된 지역 협력이 탄생했다.
◆ EU와의 무역협상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은 창설 30년이 지나도록 의미 있는 FTA를 체결하지 못하다가 2019년 6월 28일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상을 타결했다.
메르코수르와 EU는 1999년 FTA 협상을 시작했으나 시장 개방을 둘러싼 견해차를 보이며 사실상 중단됐다가 2016년 부터 협상을 재개했다.
2019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적극적으로 나선 끝에 2019년 6월 EU와 FTA 협상 초안에 합의했고 2019년 8월말에는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과 FTA체결에 합의했다.
◆ 한국정부와 메르코수르
한국 정부는 메르코수르와FTA를 체결하기 위해 2007년 공동연구를 마치고 2009년 7월 ‘무역투자 증진을 위한 공동협의체’를 구성했다. 하지만 특별한 진전이 없다가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의 현지 방문을 계기로 협의체를 다시 가동하기로 합의한 뒤 6년 만에 두 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그 이후로 진전은 없었다.
태평양동맹
![태평양동맹 로고 [사진=태평양동맹 공식 홈페이지]](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580_207684_3659.jpg)
◆ 태평양동맹의 출범
2011년 4월 콜롬비아, 칠레, 멕시코, 페루 등 4개국 정상은 태평양동맹 설립을 위한 "리마 선언"에 합의한다.
이 선언에 기반하여 이들은 2012년 6월 태평양 연합을 결성한다.
◆ 목표
태평양동맹 역시 회원국간 무역자유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외국인 투자 활성화, 아태지역 국가와 협력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뭉쳤다.
![태평양동맹 조직도 [사진=태평양동맹 공식 홈페이지]](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580_207685_3659.png)
◆ 태평양동맹의 규모
인구는 2.1억만명, GDP는 2조 달러로 세계 9위권의 경제 규모에 해당한다. 메르코수르에 비해 조금 적은 규모지만 충분히 매력 있는 시장이다.
◆ 태평양동맹의 활동
4개 회원국은 2013년 7월말에 상품교역의 91.8% 즉각 무관세에 합의하였고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와 연계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과 협력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남미공동시장과 비교하며 태평양동맹을 자세히 알아보자.
◆ 태평양동맹, 남미공동시장과 무엇이 다른가?
남미공동시장은 반미와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반면 태평양동맹은 친미와 개방주의를 근간으로 한다. 태평양동맹의 개방경제와 친(親) 투자정책은 성장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남미공동시장은 보호주의와 정치적 동맹 성향을 더해가며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 개방적인 태평양동맹
태평양동맹의 개방성은 제3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수준에서 잘 나타난다. 태평양동맹은 세계 시장의 75%와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됐다. 그러나 남미공동시장의 자유무역 비중은 7%에 지나지 않는다.
무역 규모도 태평양동맹은 GDP의 50.5%인 1조 1,128억 달러에 달하나, 남미공동시장은 GDP의 21.8%인 7,192억 달러에 불과하다.
![[사진=태평양동맹 공식 홈페이지]](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580_207686_370.jpg)
◆ 태평양동맹, 기존 남미와 다르다
남미 제국은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하는 태평양동맹을 선호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좌파 또는 중도좌파 정권이 주축이 되었던 남미에서 자유무역주의는 반감을 사기 쉽다. 특히 반미감정이 강한 국가들이 많은 남미에서, 친미 성향의 태평양동맹은 기존의 방향과 다르다.
![[사진=unsplash]](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580_207689_372.jpg)
◆ 두 동맹은 함께할 수 있을까?
태평양동맹이 자유무역주의 성향으로 활약을 했어도 남미공동시장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인구, 국토, GDP 측면에서 남미 경제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브라질은 남미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중요하다.
여전히 남미공동시장이 남미 최대의 시장인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두개의 경제 공동체는 서로에게 주요한 교역상대이기도 하다. 남미공동시장 회원국에게 태평양동맹 시장은 가장 중요한 교역 파트너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남미공동시장은 라틴아메리카 GDP의 58%를 차지하고 있으며 태평양동맹은 35%를 차지하여 이 두 공동체의 비중이 93%로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 그러니 이 둘은 서로에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