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외교에 호주 국방장관 발끈..."나치 떠올라"
랍스터 수입 전면 금지로 시작된 양국 갈등
바누아투 거점 삼은 중국, '시드니 정조준'

[월드투데이 최도식 기자] 호주와 중국의 외교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 13일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이 최근 중국 외교부의 호전적인 발언에 대해 "독일 나치를 연상시킨다"며 비난하자 중국이 곧바로 "호주 관리들의 냉전의식과 이념적 편견이 도를 넘었다"며 "호주는 미국의 졸개"라는 도발적 발언으로 응수했다.
더튼 장관의 나치 발언은 최근 중국의 외교전술인 '전랑외교(戰狼外交)'를 겨냥한 것이다. 전랑외교란 중국의 국가주의성향의 영화 '특수부대 전랑' 시리즈에서 유래한 말로 중국에 대한 적대적인 발언에 대해서 강도 높은 비난으로 맞받아치는 최근의 중국 외교의 성향을 전랑, 즉 늑대 이미지로 나타낸 신조어다.

전랑외교의 등장은 미중 무역 전쟁으로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등장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거침없는 발언에 맞응수를 하는 과정에서 중국 역시 갈등을 회피했던 전통 외교스타일에서 벗어나 과격하게 변모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례에서도 "호주는 미국의 졸개"라는 표현으로 호주는 물론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 전체를 자극했다.
호주와 중국의 갈등은 무역전쟁 당시 중국이 미국의 우방인 호주에 대해 랍스타에 기준치 이상의 유해성분이 검출됐다는 이유로 수입을 금지하면서 본격화됐다. 중국 수출에 대부분을 의존했던 호주의 랍스타 시장은 직격타를 맞았고, 호주는 인도 등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우방국가들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며 위기를 극복해나갔다.

호주의 반중국화 정책은 비단 경제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호주는 미국, 인도, 일본과 함께 쿼드(Quad)를 구축하며 중국을 포위한 군사블럭을 구축했다. 지난 2020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쿼드에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을 추가해 '쿼드 플러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은 호주 북동부의 바누아투를 전략적 거점으로 삼으며 호주에 반격했다.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바누아투에 중국 자본을 투자했고, 작은 섬나라는 순식간에 중국 자본에 잠식됐고, 항만 등 주요 인프라가 모두 중국 자본의 손에 들어가게 됐다. 만약 바누아투에 중국 함대가 배치된다면 시드니 등 호주 동부에 위치한 주요거점 도시들을 위협받게 된다.

양국의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로에 대해 예민한 발언들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중국과 호주가 상대를 자극하는 회색지대 전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직접적인 군사충돌까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말콤 턴불 전 호주 총리가 호주 국방부와 중국 외교부를 모두 비판하며 진정시켰다.
그러나 '나치발언'까지 나오며 최악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양측의 군사적 충돌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져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