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정말 키워드 장사일까?
제페토, 로블록스 성공 이유는?

[월드투데이 김가현 기자] 메타버스 관련주, 제페토,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에 관한 얘기로 세상이 시끄럽다.
메타버스의 이론적 정의는 '현실과 비슷한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가능한 3차원 가상 공간'이다. 이마저도 학회나 논문에 따라 정의하는 내용이 다르고, 어디까지를 메타버스로 보는지에 관한 시각은 각기 다르다.
하도 시끄럽다 보니 메타버스에 대해 회의론 적인 시각을 갖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특히 PC와 인터넷이 보급된 20년 전부터 비슷한 개념을 가진 프로그램은 존재했다. 넓은 범위에서는 가상에서 자신만의 아바타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상호 작용을 하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나 마비노기와 같은 'MMORPG' 게임류가 있다.
좁은 범위로는 2003년부터 서비스된 '세컨드 라이프' 같은 서비스가 있었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게임들처럼 목표, 역할이 주어지는 대신, 현실 세계처럼 사람들과의 관계와 자신만의 삶을 구축하는 데 집중된 서비스였다. 사용자는 타인과의 소통, 아바타를 꾸미는 것뿐만 아니라 가상의 기업을 차리거나 옷, 가구 등을 팔아 가상 화폐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벌어들인 가상화폐는 실제 현금으로도 환전 가능했다.
일각에서는 메타버스가 오래전부터 있었던 개념임에도 새로운 것처럼 화자 시키는 이유가 '키워드 장사' 때문이 아니냐며 지적한다. 그러나 키워드 장사이든 아니든, 20년 전에 비해 메타버스를 이용하여 돈을 버는 기업과 사람들은 늘었다. 또한 여러 분야의 사업에 뻗어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만큼 금액과 시장의 크기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뭐가 있더라?
네이버의 제페토, 로블록스,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메타버스 플랫폼 중 가장 유명하다.

그러나 이들이 있기 전, '마인크래프트'의 성공은 오늘날 메타버스 생태계의 기반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의 성공 요인 중에는 게이머-개발진 간 커뮤니티를 통한 개발진의 신속하고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꼽힌다.
제페토도 마찬가지다. 김대욱 네이버 Z 코퍼레이션 공동대표는 제페토의 글로벌 성공이 인재 확보, 개발 속도, 사내 문화와 더불어 사용자 목소리에 집요할 정도로 집중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제페토는 사용자 반응에 따른 서비스 보수와 매주 3~4회 업데이트를 통해 신속한 서비스 개선을 진행했다.
또한 마인크래프트는 게임 내 콘텐츠 개발이 쉽고, 필요에 따라 게임 구조를 바꾸어 게임 속 또 다른 게임이나 사회를 만들게끔 하는 플랫폼이 잘 구현되어있다. 제페토 또한 콘텐츠 개발에 최적화되어 있어 얼마든지 여러 세계를 빠르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현재 메타버스 플랫폼들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콘텐츠 판매, 아이템 거래 수익 수수료, 앱 내 광고 등이다.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을 내는 것 중에는 대표적으로 'Google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가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2019년 한 해에만 총 112억 달러(13조 원)의 이익을 거두며 영업이익률만 62.5%를 기록했다. 아직 수익성이 저조한 제페토, 로블록스 등도 점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콘텐츠를 직접 판매하는 방향보다는 수수료와 앱 내 광고의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플랫폼 자체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이외에도 주목해야 할 점이 있는데, 모여든 사용자 집단을 바탕으로 어디로든 뻗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마인크래프트 제작사인 '모장'을 2조 50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인수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이후 MS는 자사 서비스인 Xbox를 이용하여 PC와 스마트폰을 아우르는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대한 사용자 집단을 넓히려는 의도로 마인크래프트를 인수한 것이라 답했다.
그만큼 플랫폼 사업자들 입장에서 사용자 집단 확보는 회사를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플랫폼 비즈니스 특성상 승자독식 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든데, 메타버스 시장이 초창기인 만큼 이미 많은 사용자 집단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은 후발주자들이 따라오는데 있어서 큰 걸림돌로 작동할 것이다.
돈은 대체 어떻게 벌까?
![다양한 제페토 크리에이터들. [출처=제페토 공식 유튜브 캡쳐]](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0/405472_209424_630.jpg)
메타버스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해당 플랫폼을 이용한 수익 창출의 다양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크리에이터는 최근 각광받는 직업 중 하나로, 제페토의 아바타 의상 크리에이터 '렌지'의 월 수익이 평균 1500만 원 정도라고 밝혀지며 화제됐다. 또한 로블록스에서는 프로그래밍을 통해 게임을 제작하고, 다른 사용자들이 해당 만든 게임을 구매하면 로블록스와 개발자가 나눠가질 수 있다.
제작 이외의 수익 창출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라이브 방송 기능이다. 유튜브, 트위치와 같은 라이브 방송을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진행할 수 있으며, 후원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유튜브, 트위치와는 스트리머와 사용자 모두 아바타인 상태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네이버는 라이브 방송 기능을 제페토에 시범 도입하였으며, "현재 범 도입 단계로 활동이 활발한 일부 이용자들만 라이브 기능을 사용할 수 있지만, 차후 전체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온라인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되면서 온라인으로 각종 기획 및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기업 및 주최 측에서는 행사를 진행할 '맵(Map)', 즉 건물과 공간이 필요해졌고 이를 디자인해주는 '디지털 건축업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로서는 하나의 직업이라기보다는 프리랜서, 아르바이트 형태에 가까우나, SNS 발달로 인해 마케팅 분야에서 '소셜미디어 담당자' 직군이 생긴 것처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얼마든지 직업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메타버스와 연계된 다른 산업은?
메타버스 흐름에 잘 올라탄 산업으로는 엔터, 패션이 대표적이다. 특히 K-pop과 같은 엔터 산업의 주 타겟층은 MZ세대로, 현재 메타버스 플랫폼 주 이용자인 Z세대와 맞아떨어진다. 엔터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 콘서트 개최가 어려워지자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연예인과 만날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방탄소년단 안무 버전 뮤비가 최초 공개된 게임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 [출처=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0/405472_209425_1054.jpeg)
YG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는 제페토에서 블랙핑크의 아바타와 만나는 형식의 팬 사인회를 열었다. 또한 하이브 엔터테인먼트의 '방탄소년단'은 지난 2020년 9월 'Dynamite'의 뮤직비디오 안무 버전을 포트나이트 내에서 최초 공개했다. 이외에도 포트나이트는 여러 뮤지션들과 협업을 진행하였고, 지난 2020년 4월 '트래비스 스캇' 공연에서 동시 접속자 수 1230만 명, 약 2천만 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수익모델로서 메타버스 플랫폼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사용자 연령대 등의 이유로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근하기 힘든 산업에서는 자사만의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는 전 세계 3D 디자인 팀들이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엔비디아 옴니버스 엔터프라이즈(NVIDIA Omniverse Enterprise)'를 출시했다. 이에 BMW는 가상 공장 계획 업그레이드의 일환으로 옴니버스를 채택했다.
김선욱 엔비디아 이사는 "3D 그래픽을 구현하기는 복잡하다. 사용하는 툴도 많고 여러 팀이 동시에 작업해야 하는데 소스는 분산되어 있어 협업이 어렵다"라며 협업을 돕기 위한 플랫폼이 바로 옴니버스라고 답했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단순히 게임 플랫폼이라는 인식을 넘어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죠스', 'E.T.'등의 명작을 남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주인공이 VR을 끼고 메타버스에 접속한다.
이 영화처럼 PC, 스마트폰 이외에 메타버스에 접속 가능한 VR과 같은 하드웨어 기술과 시장도 함께 발전한다면 어떻게 될까. PC의 보급이 산업 전체를 뒤집었듯이, VR과 메타버스의 결합또한 산업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에 대해 의견은 분분하지만, 산업 생태계는 지금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