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계, 통계학 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물리적 상태
조르조 파리시, 복잡계를 기술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 제시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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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데이 권성준 기자]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은 '원자부터 행성 스케일 크기를 가지는 다양한 복잡한 물리계의 상호작용 발견'에 대한 공로로 조르조 파리시에게 수여됐다.

조르조 파리시는 무작위로 일어나는 현상이 어떤 숨겨진 규칙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내었으며 이 발견은 복잡계 물리학에 있어서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는다.

무작위나 복잡계라는 말만 듣고는 어떤 업적이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과연 복잡계가 무엇이길래 중요한 취급을 받았을까?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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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에 대한 이론은 19세기 무렵에 다수의 입자로 이루어진 상황을 다루기 위해 등장했다. 입자의 개수가 많아지면 계를 기술하는 방정식을 푸는 것이 불가능하다.

제임스 맥스웰, 루드윅 볼츠만, 윌리엄 깁스 등의 과학자들은 기체와 같은 다입자 상태를 다루기 위해 통계학을 물리학에 접목시켜 통계역학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물리학을 제안했다.

통계역학은 개별 입자들에 직접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입자들이 무작위로 거동한다고 가정하고 이 거동의 평균을 통해 전체 계의 성질을 이해하려는 시도였다.

물체의 온도, 압력 등을 기술하는데 통계역학은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 그러나 통계역학은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했고 복잡계가 대표적인 예시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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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를 냉각시키거나 고압을 가하면 고체로 변한다. 일반적으로 물질의 상이 고체로 변하면 분자들은 규칙적인 배열을 가진다.

하지만 액체를 급격하게 냉각시키면 분자들은 규칙성을 가지지 못하고 불규칙하게 배열된다. 이러한 상태를 무질서하다고 한다. 유리가 무질서한 배열을 가지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무질서한 배열을 가지도록 냉각시키는 경우에는 똑같은 상황에서 실험을 여러번 반복하더라도 결과물은 매번 다른 배열을 가진다. 이런 경우는 수학적으로 기술하기가 어렵다.

[사진=노벨 재단]
[사진=노벨 재단]

파리시는 유리와 유사한 '스핀 유리'라는 물질에 대해서 연구했다. 스핀 유리는 자성을 가지지 않은 물질에 자성을 가진 자성체를 조금 섞어서 만드는 물질이다.

자성체 원자는 작은 자석과 같은 성질을 띠며 자성의 방향을 스핀이라고 한다. 스핀들은 서로 같은 방향으로 정렬하려는 성질을 가진다. 그러나 스핀 유리에서는 특이한 상황이 일어난다.

윗 방향과 아랫 방향을 가리키는 2개의 스핀이 있다고 가정한다. 두 스핀 주변에 있는 다른 자성체는 어떤 방향을 가리켜야 할까? 이 문제를 '자기 쩔쩔맴' 문제라고 한다.

[사진=자기 쩔쩔맴 / 노벨 재단]
[사진=자기 쩔쩔맴 / 노벨 재단]

주변 스핀이 윗 방향을 가리킨다고 주장하기엔 다른 아랫 방향 스핀과 정렬하지 못하고 주변 스핀이 아랫 방향을 가리킨다고 주장해도 다른 윗 방향 스핀과 정렬하지 못한다.

이런 '별난 성질' 때문에 스핀 유리는 복잡계의 대표적인 예시중 하나로 제시된다. 1970년대에는 스핀 유리를 수학적으로 기술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스핀 유리의 상태를 수학적으로 기술하기 위해 파리시는 '복제품 이론'이라는 이론을 사용했다. 그는 복제품 이론을 통해 자기 쩔쩔맴 상태에 숨겨진 규칙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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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품 이론은 스핀 유리 뿐만 아니라 다른 복잡계를 수학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었다. 그의 방법은 물리학을 넘어서 다른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실제로 빙하기가 계속 반복되는 이유나 새들이 무리지어 날아다니는 운동과 같이 여러 분야의 복잡계에서 숨겨진 규칙성을 찾아 원리를 이해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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