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 탄압 심해져...자진폐간 이어지는 민주 진영 매체
대만 홍콩 상황에 비판, 언짢은 중국
홍콩인 58% "홍콩서 살기 싫다" 설문 조사 결과 나와

[월드투데이 김현정 기자] 중국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조로 압박을 가하면서 홍콩은 변화와 혼돈의 시기를 겪고 있다.

[사진=홍콩 입법회 충성선서식, AFP/연합뉴스]
[사진=홍콩 입법회 충성선서식, AFP/연합뉴스]

■ 홍콩 언론 탄압에 홍콩 민주 진영 매체 줄지어 폐간

홍콩국가보안법이 시행되고 중국이 홍콩 선거제를 전면 개편하면서 친중 진영이 홍콩을 휩쓸었다. 이에 민주진영의 입장을 표현하는 매체에 대한 탄압이 이어지며 언론의 자유가 짓눌리고 있다.  

4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에 따르면 크리스 탕 홍콩 정부 보안국장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국가안보를 해치는 외부 세력이 가짜뉴스를 이용해 사회 대립을 부추기고 정부를 공격하도록 했다"며 "가짜뉴스를 겨냥한 조치를 반드시 취해야한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가짜뉴스'란 중국공산당이나 홍콩 정부를 비판하는 매체다. 탕 국장은 이어 "홍콩 정부는 가짜뉴스를 법률이나 다른 방식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며 앞으로 언론에 대한 더욱 강한 제제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홍콩 언론계를 향한 족쇄가 더 강화되는 가운데 홍콩에서는 지난해 6월 24일 빈과일보를 시작으로 벌써 4개의 매체의 자진폐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월 29일 홍콩 민주진영 매체 입장신문은 홍콩 경찰 내 국가보안법 담당 부서인 국가안전처가 사옥과 간부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전·현직 편집국장 등 간부 7명을 체포한 뒤 자산을 동결하자 곧바로 폐간을 발표했다.

입장신문 폐간 나흘 만인 지난 2일 민주 진영 온라인 매체 시티즌뉴스(衆新聞)도 페이스북을 통해 "위기의 시기에 루니는 배에 탄 모든 이의 안전을 우선 보장해야 한다"며 폐간 소식을 전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온라인 매체 전구일보(癲狗日報·매드독데일리)이 전날 밤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홍콩 입장신문 편집국장 체포, AP/연합뉴스]
[사진=홍콩 입장신문 편집국장 체포, AP/연합뉴스]

■ 홍콩 매체 폐간 비판한 '대만'에 언짢은 중국

이와 같은 홍콩 민주 진영 매체의 폐간 소식에 대만 집권당 민주진보당(민진당)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 1일 신년 연설을 통해 "최근 입법회 선거 개입과 민주 진영 매체 입장신문 간부 체포는 홍콩의 인권과 언론의 자유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전했다.

대만이 이러한 홍콩 상황을 계속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은 대만을 향해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5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 등은 주펑롄 중국 대만판공실 대변이이 전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을 통해 "대만 민진당 당국이 독립을 도모할 목적으로 홍콩 사무에 지속해서 개입하고 있다"며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주 대변인은 홍콩의 정세가 혼란에서 질서로 전환해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주장하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강력한 생명력과 밝은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홍콩 정부가 법에 따라 관련 사안을 처리한 것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덧붙이는 한편 "홍콩 사무에 개입한 검은 손은 반드시 절단될 것이고, 홍콩을 어지럽히며 독립을 도모한 죄악은 반드시 청산될 것"이라고 강력한 경고를 날렸다.  

[사진=홍콩 반정부 집회 현장, 연합뉴스]
[사진=홍콩 반정부 집회 현장, 연합뉴스]

홍콩인 53%, 홍콩서 살기 싫다.

이처럼 '홍콩의 중국화'가 급속히 진행되며 정세가 어지러운 탓에 홍콩인 58%가 홍콩에서 살기 싫다고 답한 설문 결과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이와 같은 결과는 홍콩 제1야당인 민주당이 지난달 14~24일 54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설문에서 나왔다. 

응답자의 43%는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개인의 자유가 줄어들었다고 응답했다. 다만 일국양제가 지켜지고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는 긍정과 부정의 답변이 나란히 40%로 갈렸다. 

민주당은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가 2019년 반정부 시위 이후 사회의 분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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