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합법적 행위 예술가, 불일치 미학 '뱅크시'

[사진=뱅크시 유튜브 캡쳐]
분쇄기에 잘려지는 뱅크시의 그림 [사진=뱅크시 유튜브 캡쳐]

[월드투데이 성연수기자] 뱅크시는 그라피티로 위선적 지배 권력, 지나친 상업주의를 고발한다. 그는 비합법적 행위 예술가이며, 불일치 미학을 보여준다.

예술의 본질은 흐려진 지 오래

뱅크시는 충격적인 이벤트를 통해 현재 예술이 자본에 잠식돼 과시 수단으로 전락한 현실을 비꼬았다.

그는 영국 대영박물관, 뉴욕 자연사 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대형 미술관에 숨어 들어가 자신이 만든 벽돌 조각에 그림을 그려 몰래 전시하는 '도둑 전시'를 하고 사람들이 어떻게 감상하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된 그의 작품은 실제로도 들키지 않고 23일을 버텼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사진=픽사베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사진=픽사베이]

그는 작품집을 통해 "다른 대중 예술과 달리 미술계에서 성공은 관객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가 보는 미술 작품은 단지 소수의 사람이 기획하고 홍보한 전시이기에 갤러리에 가는 것은 백만장자의 장식장을 구경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소더비 경매에서 그가 설치한 장치에 의해 분쇄된 그림은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을 경악에 차게 만들기 충분했다.

소더비 경매에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빨간 풍선을 향해 손을 뻗는 형상의 그림이 나왔고 그 그림은 약 104만파운드 (약 16억원)에 낙찰되었다. 경매사가 망치를 두드리고 그림이 낙찰되었음을 외친 순간 액자 속에 숨겨져 있던 파쇄기가 작동하면서 작품이 잘려 나가기 시작했다.

잘려나가기 전의 그림 [사진=뱅크시 인스타 캡쳐]
잘려나가기 전의 그림 [사진=뱅크시 인스타 캡쳐]

장치의 고장으로 그림이 완전히 훼손되지 않았지만 그의 실패한 퍼포먼스는 화제가 되어 그림의 가치를 올리게 되었다.

익명으로 그려진 그라피티가 상업적 예술 시장에서 판매되는 현실에서 그의 퍼포먼스는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상업주의에 대한 저항 의지를 담고 있다고 해석된다.

또한 뱅크시는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주변에서 한 노인을 대리 판매원으로 내세워  자신의 그림을 판매했다. 그의 그림을 6시간 동안 판매했지만 3명의 행인이 총 8장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대중들이 '무엇'을 그렸는지가 아닌 '누가' 그렸는지에 집착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처럼 점차 예술이 상업성을 띠고 본래의 순수한 가치를 잃어가는 현실을 비꼬았다.

침울하고 당혹스러운 '디스멀랜드'

얼굴 없는 거리의 아티스트로 유명한 '뱅크시(Banksy)'가 58명의 예술가와 함께 지은 놀이동산 디스멀랜드(Dismaland)는 현대 사회를 풍자하며 여러 메시지를 던진다. 

영국 웨스턴슈퍼메어의 버려진 수영장에 만들어진 디즈멀 랜드는 꿈과 환상의 유원지(Amusement Park)'가 아닌 '침울하고 당혹스러운(dismal) 테마파크(Bemusement Park)'다. 그는 현실은 디즈니랜드가 아닌 디즈멀랜드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디즈멀랜드 [사진=뱅크시 유튜브 캡쳐]
디즈멀랜드 [사진=뱅크시 유튜브 캡쳐]

디즈니랜드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공주, 왕자같이 고귀한 신분을 가지고 시련을 극복하며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다르다. 우리 모두는 공주나 왕자가 아니며 시련의 태풍에 휘말려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기도 한다.

디즈멀랜드는 일상의 테마파크와 다를 바 없이 즐길 수 있지만 정상적인 사물을 비튼 조형물들이 곳곳에 있어 쉽게 반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사진=뱅크시 공식 사이트]
[사진=뱅크시 공식 사이트]

종이로 만든 가짜 검색대와 신체 스캐너를 든 검문 요원들, 지지직거리는 티비에 나올법한 온몸에 버퍼링 걸린 듯한 인어공주와 그리고 그 물가에 있는 난민이 탄 보트를 전시하며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우리에게 불러일으킨다.

또한 고(故) 다이애나 왕비의 사망 현장을 풍자한 듯 전복된 호박 마차와 마차 창문으로 몸의 절반이 튕겨 나온 신데렐라. 그 모습을 쉴 틈 없이 플래시를 터뜨리는 파파라치의 모습은 우리의 마음 한편을 불편하게 만들며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사진=뱅크시 유튜브 캡쳐]
[사진=뱅크시 유튜브 캡쳐]

뱅크시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시의 본질은 예술과 오락, 초급 레벨의 아나키즘 축제"라고 설명했다.

그의 무대는 길거리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그는 "가상과 실물이 병존할 경우 작품의 가치가 실물에 종속되지만 실물을 없애면 NFT 그림이 대체 불가의 진품이 된다"라며 그의 그림 '멍청이'(Morons)의 NFT를 경매에 내놓고 그의 유튜브에 현실에 있는 실제 작품을 불태우는 영상을 공개했다. 

'멍청이'라는 실제 원본이 사라지고 NFT 버전만이 남은 것이다.

해당 NFT는 번트 파이낸스가 약 10만 달러에 구매했으나 물리적 원본이 불타고 228.69이더(약 38만 달러)에 다시 팔렸다. NFT 작품의 가치가 4배 뛴 것이다.

[사진=뱅크시 공식 사이트]
[사진=뱅크시 공식 사이트]

멍청이(Morons)는 미술 경매장에서 그림을 사는 모습을 조롱하는 작품이다. 그림 속 미술 경매장에서는 "이런 쓰레기를 사는 멍청이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라는 글귀가 적힌 작품을 경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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