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경민경 기자] 중국 당국이 자국 빅테크 기업 디디추싱을 규제하는 대가로 5경원이 넘는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프레더릭 캠프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주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공산당이 장악력을 유지하는 데 얼마를 치르겠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면서 뉴욕 증시 상장으로 촉발된 중국의 빅테크 규제에 대해 이같은 진단을 내놨다.

그는 2030년까지 중국이 신규 자금 흐름에서 45조7천억 달러(약 5경2천조 원)에 달하는 비용을 치를 수 있다고 자체 분석했다.

그가 제시한 표에 따르면 2030년 중국 자산 및 부채 규모는 총 48조6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처럼 기업을 규제하면 2020년 규모(2조9천억 달러)에 머물 것임을 나타내고 있다.

캠프 CEO는 "시진핑 주석은 이달 중국 공산당 100주년을 맞아 '누가 실권자인지'를 중국 안팎에 확실하게 알렸다"면서 "특히 중국 내 기업 중에서도 IT 및 정보기반 기업은 서방 자본 시장을 꺼리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 투자자들은 이제 시 주석의 옥죄기에 따라 리스크 프리미엄(위험 비용) 상승을 투자 요인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런 기업들에 투자하는 위험을 알 수 없게 됐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 공유 업체 디디추싱은 뉴욕증시에 상장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러나 상장 직후 중국 당국이 '국가 보안' 문제를 들어 규제 방침을 밝히면서 주가가 폭락, 투자자들의 소송에 직면했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과 같은 대형 기술기업이 미 증시에 상장되면 민감한 정보가 유출돼 안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디디추싱은 이번 상장으로 44억달러(약 5조원)의 자금을 새로 조달했는데 중국 기업으로서는 2014년 250억 달러(약 28조 원)를 조달한 알리바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중국 기업이 2020∼2021년 미 증시 신규 상장으로 끌어모은 돈은 260억 달러 (약 29조원)에 달한다.

캠프 CEO는 이같은 추정치가 "경제 활력의 어마어마한 손실"이라며 "역사적으로 볼 때 경제 활력과 권위주의 장악력을 동시에 가질 수 없겠지만, 현재 시 주석은 경제 활력을 희생해 장악력을 얻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출처=연합뉴스]